드라마

아무도 모른다 - 의미없는 피곤함, 김서형이란 배우의 한계

까칠부 2020. 4. 22. 17:04

어쩐지 보고 있으면 피곤해져서 대충 켜놓고 딴짓하며 흘려만 봤다. 일단 보기 시작했으니 결말이 궁금하기는 한데, 그 과정을 지켜보고 있기가 너무 피곤하고 지루하니 나름대로 최선의 선택이라 할 수 있었다.

 

너무 지나치다. 너무 넘친다. 감정도, 설정도, 캐릭터도, 연출도, 제작진의 의도가 너무 넘쳐서 숨이 막힐 정도다. 비일상의 드라마를 보면서 일상의 이야기를 하는 걸 즐기는데 그러기에는 모든 것이 너무 일상에서 벗어나 있었다. 김서형이라는 배우의 한계인 것일까. 그러고보면 전부터도 힘들어간 연기 말고는 거의 보지 못한 듯하다. 힘이 잔뜩 들어간 연기를 좋은 연기라 여기는 경우가 더 많기는 하지만 나로서는 일상이 고단한데 드라마까지 너무 피곤해져서.

 

나름대로 설정도 줄거리도 캐릭터까지 괜찮은 드라마이기는 한데 그것도 너무 길게 오래 거기다 가지까지 치며 이어지니 그 긴장을 유지하며 지켜보기가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다. 강약을 조절하며 중간에 숨을 쉴 수 있는 일상의 공간을 조금만 더 허용해주었으면 어땠을까. 별 대수롭지 않은 대단한 의미가 없을 것 같은 소소하고 시답잖은 이야기들을 조금만 더 할애해 주었으면 어땠을까. 그래도 주위 어딘가 있을 법한 인물들의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는 일어나고 있을 법한 일상들을 보여주었더라면. 물론 역시 나만의 바람이지만.

 

중반 이후로는 더이상 이후의 이야기가 궁금해지지 않는 가운데 마지막 끝나는 순간까지 감정이 과잉된 것이 그래서 더욱 끝나고 나서 힘빠지게 만드는 이유가 되었다. 나는 그동안 뭘 본 것일까. 보고 나서 지치는 드라마는 많았지만 그렇더라도 그럴만한 보람 정도는 느끼게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었다. 그만한 수고를 기울일만한 드라마이기는 한 것인가. 하긴 제대로 본 것도 대략 중반까지가 전부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처음에는 내 취향의 드라마라 착각하기도 했었다.

 

아쉬운 드라마다. 다만 아깝지는 않다. 김서형은 그동안 드라마에서 보여준 모습에서 조금도 나아지지 않은 듯하다. 다음 드라마는 조금 달라질까. 끝나서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새로운 드라마도 시작했으니.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