뎀셀브즈 논란과 대중의 갑질...
어이가 없었다. 부심이라니. 사장이 자기 가게에 자부심을 가지는 것이 그렇게 고까운 일인가. 원칙을 세우고 그에 따라 손님을 받는다.
누구나 꿈꾼다. 내가 가게를 차린다면. 인테리어는 어떻게 하겠다. 메뉴는 어떻게 하겠다. 서비스는 어떤 방식으로 하겠다. 그리고 손님은 어떤 사람들이었으면...
착각하는 것이다. 장사란 세상의 모든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금연PC방이라면 당연히 담배피는 사람은 배제된다. 허름하고 싼 재료로 만든 값싼 요리는 주머니 가벼운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코스 하나에 수십만원 하는 고급레스토랑은 그에 어울리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서민을 위한 메뉴를 만들라. 씨알도 먹히지 않는다. 오두막같은 인테리어를 우주선처럼 꾸미라. 코웃음친다.
룰이란 바로 그같은 자기의 손님을 위한 기준인 셈이다. 가게를 찾는 손님들은 이런 점들을 유념해주었으면 좋겠다. 이 가게는 이런 가게이고 이런 손님들을 위한 가게다. 동의한다면 찾는다. 아니면 찾지 않는다. 좋은 서비스란 그저 손님들이 해달라는대로 다 해 주는 것이 아닌, 최소한 가게의 룰을 지키는 손님들에게 그로 인한 불편함이 없도록 해주는 것이다. 공평하게 억울하거나 부당한 감정을 가지지 않도록. 테이크아웃이라 할인된 커피를 테이블에서 마시는 모습은 제값주고 커피를 산 사람들에게 손해본 듯한 느낌을 가지게 한다.
가게에서 마실 때는 제 값 주고서, 가게 밖에서 마실 때는 보다 할인된 저렴한 가격으로. 그래서 또한 룰인 것이다. 부당하다 생각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가게의 룰은 할인된 테이크아웃커피가 제값내고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 사이에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두 사람이서 한 잔을 나눠마시는 건 상관없다. 그러나 여러 사람 가운데 단 한 사람이라도 테이크아웃커피를 가게안에서 마시는 보습을 보여서는 안된다. 그러면 먼저 커피를 주문한 사람은? 아무리 커피를 주문해서 자리값을 이미 냈다 하더라도 밖에서 사온 음료나 음식을 가게 안에서 먹을 수는 없는 법이다. 테이크아웃커피는 가게 밖에서 마시도록 되어 있다.
종업원의 대응이 조금 거칠고 불친절했을 수는 있다. 그에 대한 비판은 충분히 타당하며 나 또한 그에 대해 불만이 없다.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가게의 룰 자체에 대해 시비를 건다는 것은 사장의 가게에 권리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손님이니까. 한 번도 찾은 적 없음에도 잠재적 고객이니까. 그러니까 사장은 자신의 말을 따라야 한다. 장사하면서 가장 듣기 싫은 말이,
"손님이 말하는데 어딜 감히..."
손님이 하자는대로 하 따라주는 것이 서비스가 아니라 말했다. 룰을 세웠으면 그 룰을 엄정하게 지킨다. 그럼으로써 룰을 지키는 손님들에게 불이익이 없도록 한다. 그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선을 그어야 한다. 종업원의 불친절인가? 아니면 가게의 룰인가? 그런데 후자가 적지 않다. 가게 사장이 자기 가게를 어떻게 꾸려갈 것인가에 대해서마저 대중은 간섭하고 결정하려 한다.
하다못해 PC방이나 만화방만 가도 외부에서 음식을 사오는 것은 금지된다. 당연하다. PC방에서도 만화방에서도 먹을 것을 파는데. 부당하다 여겨지는가? 같은 것이다. 밖에서 마시도록 되어 있는 테이크아웃커피를 가게 안에서 마신다. 설사 마신 것이 아니더라도 테이블 위에 테이크아웃 커피가 있으면 오해를 살 수 있다. 가장 우선해야 하는 것은 룰을 지키는 손님들. 가게의 손님들이다.
대중이 만능이 아니다. 때로 손님으로 가서 가게에 맞춰가는 것도 하나의 살아가는 에티켓일 것이다. 그런 가게다. 그런 룰을 지키는 가게다. 모든 것을 자기에 맞추려 한다. 갑질이 다른 게 아니다. 우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