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사회

세월호침몰, 권위주의와 개인의 파편화...

까칠부 2014. 4. 30. 08:47

당장 북한의 오호담당제를 떠올려보면 되겠다. 조선에서는 오가작통법이 있었다. 서로 감시하게 한다. 서로 경계하게 한다. 개인을 떼어 놓는다. 오로지 국가만이 존재한다.

 

하기는 근대란 전근대의 공동체를 해체해가는 과정이었다. 그리고 그 자리를 대신하는 것이 바로 국가였다. 전통적으로 의지해 오던 관계가 해체되는 대신 국가라는 권위가 개인의 정체성마저 대신하려 한다. 맹목적인 애국주의의 이유다. 공동체로서의 국가가 아닌 권력이며 권위로서의 국가다.

 

정치에 과도하게 기대한다. 정치를 과도하게 혐오한다. 둘 다 결국 같은 뜻이다. 그만큼 정치에 대한 의존이 심하다. 모든 것을 다해줄 것 같다. 그러기를 바란다. 그러면서도 정작 무엇도 맡기려 하지 않는 이유는 그것이 나 자신만을 향하기를 바란다. 그것을 국가가 조장한다. 너 혼자만. 개인은 고립된다.

 

그저 시키는대로만 하면 된다. 자부심이고 뭐고 없다. 승무원간의 연대 역시 없다. 그저 월급만 받고 시키는대로만 배를 운전할 수 있으면 된다. 정작 위기가 닥쳤을 때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배에 대한 책임도, 승객에 대한 의무도 모두 저버린 채 혼자 살려고 도망친다. 그렇게 길들여진다.

 

선원으로서. 언론인으로서. 해경으로서. 하지만 그 이전에 국민이고 직원이다. 개인이다. 시키면 시키는대로 하고, 주면 주는 대로 받고, 하지 말라면 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그래서 연대하려 하면 국민들 자신이 싫어하지 않는가 말이다. 국가경제에 해를 끼친다. 사회에 불편을 끼친다. 내가 불편하고 기분나쁘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를 현대식으로 해석해보자면 결국 인간사회란 소집단의 집합이라는 것이다. 가족이 있고, 학교가 있고, 지역이 있고, 혹은 다른 인연으로 연고가 모여 하나의 사회를 이룬다. 연대를 이룬다. 공동체가 된다. 공공의 가치와 이익을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중간이 사라지고 국가만 남는다. 권력만 남는다. 일제강점기가 남긴 안타까운 유산 가운데 하나다. 군사독재 역시 그 위에 존재했다.

 

어째서 한국인은 자살하는가. 의지할 곳이 없으니까. 믿고 기댈 곳이 없으니까. 단 한 조각의 희망만 있어도 인간은 살아간다. 혼자서 서 있을 때 인간은 막막해진다. 무엇때문인가. 외롭기 때문이다.

 

인터넷에 대한 과도한 집착도 그런 맥락이다. 외롭다. 그러나 연대하는 방법을 모른다. 주위의 눈치를 보고 그에 맞춰간다. 혹은 연기하려 한다. 별 것도 아닌데. 정리해서 써야 하는데 바쁘다.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