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사회

어느 가난논쟁에 붙여...

까칠부 2014. 8. 7. 07:15

첫째 전제할 것은 가난이 죄인가? 모든 사람이 돈 잘 버는 일을 해야 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더 많은 돈을 벌고 부자가 되기 위해 자신의 인생을 투자할 이유 또한 없다. 여러 가지 선택 가운데 그 결과로 가난이라는 것도 존재한다. 가난하다는 이유만으로 그 삶을 단정지을 수 있는가.

 

아무튼 재미있었다. 월 100만원이라... 그런 걸 흔히 가난하다고 부른다. 서울 변두리 방값이 얼마인지 아나? 단칸방 하나 얻어서 전기 가스 수도 써가며 한 달 먹고 살려면 100만원... 더구나 그 알량한 월급에서도 세금으로 떼이는 부분이 존재한다. 월급 150만원이라고 실제로 150만원 전부가 월급쟁이의 손에 쥐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월급 200만원으로도 두 가족 먹고 살기가 빠듯하다. 하물며 자식까지 있으면?

 

더구나 과연 무엇이 가난인가? 돈 100억이 있다. 그런데 전기 아까워서 선풍기도 안 틀고, 겨울에는 가스 아깝다고 난방도 않는다. 옷은 10년째 같은 옷 기워입고, 밥은 김치에 간장이 전부다. 그는 부자인가? 그런데도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씀씀이를 줄이려는 그 절박함은 과연 부자의 것인가? 하루 20시간 일하며 4시간만 자고 몇 억 대의 빚을 갚은 사람이 있다. 그래서 많은 돈을 벌었으니 그는 과연 부자라 할 수 있을까? 부란 삶의 질에 대한 것이다. 작은 여유조차 없이 매 순간은 각박하게 살아간다. 가난한 것이다.

 

가난하지 않다는 것은 여유가 있다는 뜻이다. 가난하다는 것은 그만큼 여유가 없다는 뜻일 것이다. 경제적인 여유일 수도 있고 다른 심리적 정서적 문화적 여유일 수도 있다. 그를 위해 사실 돈을 번다. 물질로부터 자유롭기 위해서. 그리고 나서야 비로소 가난하지 않다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재미있다. 우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