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사회

세월호와 집단 이기주의...

까칠부 2014. 8. 22. 07:49

하기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파업할 때도 그랬다. 청소용역을 하는 아주머니들이 살려달라 거리로 나섰을 때도 그랬었다. 장애인들이 최소한의 생존을 보장해달라 했을 때도 그들은 그리 말하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에게 폐가 된다."

 

때로는 국민의 이름으로, 때로는 시민의 이름으로, 혹은 누군가의 이름으로, 그렇게 다수의 이름으로 윽박지른다. 너희들이 소수니까 참고 양보하라. 그것이 정의다.

 

세월호 논란에 질렸다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다. 단지 소수다. 단지 일부에 불과하다. 그래서 이기적이라 말하는 사람들마저 있다. 그들로 인해 국정이, 경제가 발목잡히고 있다고. 바로 집권여당이 저리도 당당하게 버틸 수 있는 이유일 것이다.

 

어째서 야당이 모든 비난을 듣고 있는가? 국민들 스스로가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유족들이 양보하라. 그러니 유족들을 양보시키라. 설득하라. 그것이 야당에 주어진 명제다. 여당은? 잘하고 있다. 지지율이 그래서 40%를 넘어간다. 야당의 2배다. 재보선에서도 압승했다.

 

다수를 위해 소수가 양보하라? 그 또한 집단이기주의일 것이다. 더구나 집단의 권위를 빌고 있으니 저열한 권위주의이기도 할 것이다. 소수를 전체로부터 분리한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국민이 아니다. 세월호 유가족을 배제한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 국민의 뜻이다. 지쳤다는 의미다. 저건 남의 일이다.

 

한국인이 정이 많다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처음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을 때 그것은 자기의 일이었다. 그러나 자기가 바로 귀찮아지고 성가셔지니 남의 일이 된다. 비웃고 조롱하고 비난한다. 남의 일이라 관심을 끈다. 재보선 결과가 그것 아니던가.

 

지금도 욕먹는 것은 새정연 뿐이다. 설득하지 않았다고. 대화하지 않았다고. 새누리당은 전혀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는다. 대통령 역시 마찬가지다. 지지율은 올라가고 있다.

 

때로 가엾어진다. 그럼에도 정의를 믿고 정의를 위해 희생하려는 이들이. 팔 걷어붙이고 행동에 나서는 그들이. 아름답지만 절망적이다. 국민 다수의 뜻은 그것이 아니다.

 

모두가 그리 생각하고 있어. 그래서 여당과 정부의 당사자들은 그리 당당히 말하고 있다. 그것이 모두의 뜻이라고. 가장 싫어하는 논리일 테지만. 한 사람의 생명조차 너무나 가볍다.

 

무디 무사하기를. 건강하기를. 최소한의 연민조차 없는 저들이 저리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는 이유. 그것이 바로 대한민국일 테니까. 애국심따위 없다. 잊어버렸다. 우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