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오만과 편견 - 미묘한 허전함과 어색함,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하다

까칠부 2014. 10. 28. 03:49

첫회치고 그다지 뚜렷한 인상은 남기지 못했다. 주인공이 누구인가도 알겠고, 누가 중심적 역할을 하는가도 알겠으며, 무엇보다 장르가 수사드라마라는 것도 알겠다. 그러나 그들이 과연 누구이고 어떤 팀인가에 대한 설명이 너무 소홀하다. 첫사건임에도 수사과정에서 문희만(최민수 분)만이 드러날 뿐 이장원(최우식 분)과 유광미(정혜성 분)는 거의 비중이 없었다. 그래서 당황스럽다. 과연 이 드라마는 어떤 드라마인가.


차라리 로맨틱코미디라면 드라마가 추구하는 바가 더욱 명확해질 것이다. 주인공 한열무(백진희 분)와 구동치(최진혁 분) 사이에 과거 어떤 깊은 사연이 있었다. 그리고 지금도 과거의 일들을 마음에 간직하고 있다. 구동치와 함께 사는 새내기 형사 강수(이태환 분)가 한열무에게 관심을 가진다. 결국 이들 세 사람 사이의 삼각관계가 드라마의 중심이 된다. 그렇게 시작하고 그렇게 마무리된다. 그런데 정작 내용은 인천검찰청 민생안정팀의 성추행수사다. 그냥 한열무, 구동치, 강수 세 사람의 러브라인을 기대하고 보면 되는 수사드라마라는 뜻일까.


사건의 내용도 그다지 치밀히다거나 치열하다거나 하지 않은 흥미를 잡아끌기에는 많이 허술한 것이었다. 물론 성추행 역시 중대한 범죄 가운데 하나다. 특히 미성년자에 대한 성추행은 피해자에게 평생 지우지 못할 상처를 남기기도 한다. 하지만 시청자가 수사드라마에서 기대하는 것은 분명 그런 것들이 아닐 것이다. 피튀기는 액션도 없고, 첨예한 두뇌싸움도 없고, 허술한 함정에도 범인들은 너무 쉽게 넘어가고 있다. 하기는 실제 현실이 그럴 것이다. 최고의 엘리트들이라 할 수 있는 검찰마저 농락하는 지능적인 범죄자란 그리 흔한 것이 아니다. 그렇더라도 수사드라마로서 첫사건치고 너무 심심하지 않을까. 그리고 문희만만 남는다. 누구보다 정확하게 사건을 꿰뚷고 가장 현실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한다. 차라리 문희만이 주인공이다.


자칫 중심을 잡는데 실패하면 뻔한 로맨스에 주인공마저 문희만에게 잡아먹힐 수 있다. 이들 이외의 다른 팀원들의 캐릭터가 지금과 같다면 그같은 경향은 더욱 심해질 것이다. 한열무는 이제 갓 들어온 수습검사이고 구동치 역시 수석검사로서 경험이 많지만 문희만과 비교하기에는 손색이 있다. 문희만의 비중과 무게를 한여름과 구동치와 함께 다른 팀원들이 나눠가져야 한다. 그들은 현장에서 뛰고 문희만이 뒤에서 그들을 지휘한다. 이번 사건의 경우는 사실상 문희만이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주도했다. 그렇게 놔둬서는 안된다. 일단 한열무와 구동치, 문희만 세 중심캐릭터를 소개하는데는 성공한 듯하다.


하여튼 무언가 무척 허전하다. 마치 마늘이 안 들어간 김치를 먹는 듯한 기분이다. 짜장면을 먹는데 정작 소스에 양파가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김치다. 그래도 짜장면이다. 하지만 전혀 다른 음식을 먹는 듯 심심하기만 하다. 어쩌면 이런 이유들이 아닐까. 첫회에 다 몰아 보여주지 못했다. 첫 주는 아직 하루가 더 남았다. 일주일은 너무 길다. 무엇을 기대해도 좋은지 더 분명한 그림을 그려 보여주어야 한다. 아쉬움이 남는다. 내일을 위한 기대다. 애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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