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사회

민주당 당명과 인적청산의 어려움...

까칠부 2015. 1. 11. 15:22

아마 그 시대를 거쳐오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일 것이다. 제도권에는 민주당이 있었고, 재야에는 학생운동권이 있었다. 서슬이 시퍼렇던 공안정국에서 자신은 물론 가족까지 위험에 노출시키며 오로지 민주화를 위한 한 가지 열망으로 군사독재와 투쟁해 왔었다. 고문당하고, 투옥당하고, 빨갱이라며 가족까지 연좌에 내몰리고, 그래도 꺾이지 않던 의지가 있었다.

 

지금이야 NL이네 주사파네 비난하고 조롱한다. 늬들이 한 게 무엇이냐며 무시하고 부정한다. 하지만 그 시대를 거쳤던 사람들에게는 그 하나하나가 소중한 가치일 수밖에 없다. 그것이 동지다. 그것이 상징이다. 민주당도 그 하나였다. 재야운동권이라는 연대 역시 그 하나였다. 이익으로 뭉친 새누리당에 비해 야권의 인적청산이 느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차마 버릴 수 없는 정이, 그보다는 부채가 있다. 민주당이라는 이름을 포기하기에는 그 이름이 상징하는 바가 너무 크다.

 

어째서 '민주당'인가. 그것을 문제삼는 사람들이야 '민주당'이라는 당명이 그리 간절했을 리 없었을 것이다. 김영삼도 민주당이었다. 3당합당 이후 반발하고 뛰쳐나온 이들이 선택한 이름 역시 '민주당'이었다. 김대중 역시 한결같이 '민주당'이라는 이름을 고집해 왔었다. '민주당'으로는 안된다. 그리 단정지을 수 있는 용감함이 한 편으로는 그들이 가진 강점일 것이다. 부채도 공감대도 없다. 현실만이 있다.

 

어려운 시절을 함께 겪어왔기 때문이다. 서로가 채무자이고 채권자이기 때문이다. 그들 사이에서만 통용되는 공감대가 있다. 그래서 또 더 어울리기 힘든 것도 있다. 사실 그 점은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언제까지나 과거에만 매몰되어 살 수는 없다. 정치란 과거가 아닌 미래를 지향해야 하는 것이니. 하지만 그렇더라도 그럴 수밖에 없는 현대사의 아픔이 있다. 그 당사자들이다. 길은 멀다. 이해해야 할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