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훈과 어묵 - 어떤 덜떨어진 정의감에 대해...
이를테면 A라는 단어를 특정한 사람들이 B라는 의미로 사용한다.
그러자 누군가 말한다.
A는 A다!
그런데 그것을 비판하며 나서는 사람들이 있다.
특정한 사람들이 A를 B의 뜻으로 쓰는데 A라 말하면 안돼!
그래서 특정한 사람들이 A를 B라 쓴다고 A는 B가 되는가?
누가 그 특정한 누군가의 의도에 말려들고 있는 것인가?
일베에서 세월호 희생자를 어묵에 빗대어 조롱한다.
어묵이란 일베충들에 있어 세월호 희생자들을 비하하는 단어다.
그러나 그렇다고 어묵이 세월호 희생자가 되는 것인가?
아니면 세월호 희생자가 어묵이 되는 것인가?
어묵은 어묵이다. 지금도 나는 어묵을 안주로 소주 한 잔 맛있게 들이켰다.
그냥 어묵이나 먹으라.
세월호 희생자를 뜻하는 그 어묵이 아니다. 말 그대로의 어묵이다.
일베의 의도를 거부하는 것이다. 부정하는 것이다.
늬들이 좋아하는 그 어묵이나 쳐먹으라.
같잖은 짓거리 하지 말고 감옥에나 쳐가라.
차라리 비하와 조롱의 의도가 더 강하다. 당연히 일베다.
그런데 누군가 말한다.
일베가 어묵을 세월호 희생자에 빗댄다. 그러니 상처가 된다.
누가 잘못인가? 어묵이라 하니 바로 세월호 희생자를 떠올린 놈들이 잘못인가?
그냥 어묵은 어묵일 뿐이라 맛있게 쳐먹고 감옥에나 가라는 누군가의 잘못인가?
누가 일베의 프레임에 갇혀 그 의도대로 놀아나고 있는가.
어떻게 해도 어묵은 어묵일 뿐.
세월호 희생자가 어묵일 리 없다.
어묵이나 먹으라 한다고 해서 그것이 세월호 희생자를 빗댄 것이라 단정지을 근거는 없다.
일베의 승리다. 또 하나 일상의 어휘를 일베의 것으로 만들었다.
어묵은 세월호 희생자다. 비판자들이 이미 동의한 사안이다.
이제 소주 안주로 어묵을 먹어서도 안된다. 어묵은 세월호 희생자다.
이런 덜떨어진 것들이 다 있나.
그래서 내가 인터넷의 정의감을 인정하지 않는다.
어묵은 어묵일 뿐이다. 세월호 희생자도 무엇도 아니다.
어묵이나 먹으라. 말 그대로 어묵이나 쳐먹으라는 거다. 그 좋아하는 어묵을.
누가 세월호 희생자를 어묵으로 만드는가?
멍청한 건 약도 없다. 진짜 구제불능이다. 네티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