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착하지 않은 여자들 - 채시라의 주름이 아름다운 이유...

까칠부 2015. 4. 11. 00:16

어떤 드라마 어떤 배우라고는 꼭 집어 이야기하지 못하겠다. 한때 좋아하던 여배우가 출연한다는데 정작 드라마를 보면서 누구인지 전혀 알아보지 못하고 있었다. 현대의학의 다양한 기술들이 여배우를 좋아했던 이유를을 번들거리는 화장과 함께 모두 지워버린 탓이었다. 굳이 눈여겨 살핀다면 어떻게든 알아볼 수는 있겠지만 그래서야 과연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딱 그 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벌써 이렇게나 시간이 흘렀구나. 스타와 팬은 같이 나이를 먹어가는 존재라고들 말한다. 같은 시간을 살아가는 동반자적인 관계다. 그래서 더욱 팬들은 스타에 열광하다가 스타를 호흡하며 살아가게 되는 것인지도. 잔뜩 그을리고 쪼그라든 시골의 어느 할머니에게도 자신의 스타는 있다. 채시라를 처음 본 순간부터 함께 해 온 시간들이 그 주름들속에 하나하나 아로새겨진 느낌이었달까? 그럼에도 여전히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은 그녀가 채시라이기 때문이겠지.


어느새 늘어가는 주름조차 아름답다. 자신이 살아온 시간이고, 자신으로서 살아온 시간들이다. 자신감이었을까? 어떤때는 초라하다가 어떤때는 다시 화려하게 만개한다. 연기의 폭도 넓어진다. 깊어진 감정이 세포 하나하나까지 진실하게 전해지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에 주름이 없었다면 그녀의 애처로운 눈물이 그토록 아프게 느껴질 수 있었을까? 그 미묘한 감정의 흐름들을 내가 전해들을 수 있었을까?


세월을 못이긴다지만 그 세월마저 당당히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 더 강한 것이다. 그 당당함이 더 아름답다. 요즘 '착하지 않은 여자들'에 출연중인 채시라를 보며 반갑고 즐겁고 기쁘고 행복한 이유다. 채시라를 좋아했었다. 어린 시절 그야말로 우상 - 아이돌이었었다. 그녀가 출연하는 광고를 보고, 그녀가 표지모델로 나온 잡지를 사고, 그녀가 주연하는 드라마를 보았다. 앞으로도 세월은 흘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