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도롱또똣 - 오해와 시작, 우연이 인연으로
오해란 뇌관이며 방아쇠다. 언젠가 터지고야 만다. 언제고 모든 오해가 풀리는 순간이 오고야 만다. 그 순간이야 말로 이 모든 이야기가 끝나는 순간일 것이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그 모든 이야기의 시작은 바로 오해로부터 비롯되고 있을 것이다. 만날 수 없는 이들이 만나고, 함께 할 수 없는 이들이 함께하게 된다. 재벌의 2세와 가난한 백수가 만나 사랑도 할 수 있게 된다.
이정주(강소라 분)의 무심한 행동이 백건우(유연석 분)에게 어쩌면 말기암 환자일지 모른다는 오해를 심어준다. 카페를 팔아치우려 이정주에게 한 거짓말로 인해 이정주는 서울에서 모든 것을 정리하고 아예 제주로 내려와 정착할 결심을 하게 된다. 어쩌면 시한부의 삶일지 모르는 이정주를 연민하면서, 한 편으로 자신의 거짓말을 사실로 믿고 허튼 기대를 품게 된 것에 죄책감을 느낀다. 단지 고등학교 시절 잠시의 추억에 불과했을 이정주의 주위를 계속해서 맴돌며 도움을 주게 되는 이유다. 아직 오해가 쌓이기 전 이정주는 우연히 백건우와 마주치고도 모른 척 스쳐지나가야 했었다.
서럽게 울고 있었다. 다시 힘을 내자 다짐하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왈칵 눈물이 솟구치고 있었다. 지친 것이다. 팽팽하게 당겨져 있던 긴장의 끈이 어느 순간 한계에 이르며 그만 툭 끊어지고 만 것이다. 이유는 나중에야 생각한다. 당시에는 그저 서럽고 막막한 느낌 뿐이다. 스스로가 한심스럽고 모든 것이 원망스럽기만 하다. 무력감과 체념 아래로 알 수 없는 분노가 치밀기도 한다. 더 이상 자신에 대한 통제력을 잃은 채 불쑥불쑥 일어나는 감정에 있는대로 휘둘리고야 만다. 한바탕 울고 나면 후련해지기도 하지만 더 큰 상실감과 공허감에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드는 경우도 있다. 차라리 모든 것을 포기하고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떠나고 싶다. 이정주가 서울에서의 모든 것을 정리하고 제주도로 떠날 결심을 한 이유였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제주도에서 그녀는 그동안 소중하게 가직해 온 꿈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힘들 때마다 기대고 위로받아온 그녀의 왕자님이었다. 악연이었다. 그렇게 믿었다. 여우의 투덜거림이다. 어차피 백건우와 자신은 어울릴 수 없다. 서로 타고난 신분이 다르고 자라온 환경이 다르다. 마음에 품는다고 이루어질 수 있는 사이가 아닌 것이다. 원래는 그랬어야 했는데 자꾸만 백건우가 먼저 그녀에게 다가서며 더욱 그녀를 혼란에 빠뜨리고 만다. 의식하면서도 일부러 밀어내려 하는 이정주와 전혀 의식하지 않으면서도 끊임없이 주위를 맴도는 백건우의 역설적 관계가 자꾸 운명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만든다. 그것은 과연 이정주나 백건우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가게 될까? 그곳에서 이정주는 다시 일어설 힘을 얻을 수 있을까? 억지로 힘을 내지 않고도 그녀는 진심으로 자신을 위해 웃을 수 있게 될 것인가?
꿈에 기대는 것은 현실에 대한 자신감을 잃었기 때문이다. 현실에만 집착하는 것은 꿈을 꿀 용기를 잃었기 때문이다. 꿈이라도 꿀 수 있기에 더 이상 좌절하지 않을 수 있다. 안주할 수 있는 현실이라도 있기에 더 이상 절망하지 않을 수 있다. 무력하다. 무기력하다. 두 남녀가 만난다. 꿈결같은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광과 함께 여유로운 일상 속에 두 남녀가 함께 어울리게 된다. 예정에도 없고 의도한 바도 없다. 그것이 가능해진 이유가 바로 오해인 것이다. 우연히 만나고 오해로 서로 엮인다. 오해가 쌓이며 인연도 관계도 중첩된다. 그들은 함께 있다. 앞으로도 함께 있을 것이다. 앞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궁금해한다. 그들은 만나고 함께한다.
유치할 정도로 과감하다. 민망할 정도로 머릿속에 있는 그대로를 영상으로 보여주려 한다. 자연스런 상황은 아니다. 그런 만큼 배우가 아닌 등장인물 자신이 자신을 연기하는 듯 여겨지는 부분도 적잖이 보이고 있다. 성공하면 개성이고, 실패하면 장난이다. 제주도의 풍광은 아름답다. 인물들 사이의 갈등관계도 본격화된다. 독특한 개성들은 눈여겨본다.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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