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일본의 집단자위권과 대일외교...

까칠부 2015. 9. 21. 02:40

어느날 아버지가 형에게 모든 재산을 물려주겠다 말한다. 형과 사이가 안 좋다.


"주지 마세요!"


그래서?


"내 몫은!"


그러니까!


어차피 아버지의 뜻은 확고하다. 모든 재산은 장남이 물려받는다. 어떻게 해야 손해를 최소화하고 자신의 몫도 최대로 챙길 수 있겠는가.


이미 오래전부터 예견되어 왔었다. 중국의 성장을 미국이 위협으로 받아들일수록 동아시아에서 일본의 중요성은 더 커져만 갈 것이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일본에게 더 많은 역할을 요구할 것이고, 그를 이용해 일본 역시 동아시아에서의 자신의 지분을 늘리려 할 것이다.


하필 민주당 정권이다. 공화당에 대해 민주당은 대외적인 무력투사에 상당히 소극적이다. 실리적이고 타산적이다. 중국은 이미 지나칠 정도로 성장했다. 서브프라임 이후 미국의 지배력은 예전에 비해 많이 약해졌다. 숨고르기를 위해서라도 책임과 역할의 분산이 필요하다. 일본을 이대로 마냥 놀려둘 수 없다. 재무장을 꾀하는 아베정권의 이해와 맞아떨어진다. 그런데 그 중요한 순간에 한국와 일본의 사이가 좋지 않다.


한국과 일본이 서로 싸운다. 화해의 가능성도 없이 끝없이 대립만 하고 있다. 미국의 입장에서 누구의 편을 들까? 일본에게 책임과 역할을 지우면서 과연 한국의 몫도 고려하게 될까? 둘 사이의 관계가 극단을 치달으면 결국 미국 역시 어느 한 쪽만을 일방적으로 챙겨줄 수밖에 없다.


전정부의 독도발언에 시원하다는 사람이 많았었다. 아직도 잘한 일이라며 칭찬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현정부의 기조에도 많은 이들이 동조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한국의 외교전략은 오로지 미국에 있다. 미국이 시작이며 끝이다. 일본과의 관계도 그렇다. 일본이 재무장한다.


아무런 항의도 못한다. 아무런 이의제기도 못한다. 하다못해 자기몫 하나 챙기지 못한다. 이런 중차대한 시기에 그저 손놓고 구경만 해야 한다.


하기는 북한은 어떨까. 외교는 감정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옳고 그르고가 아니다. 좋고 싫고도 아니다. 필요고 요구다. 잠시의 시원함을 위해 장기적인 전략을 저버렸다.


아마추어라 그랬었다. 자신들은 프로라고. 하기는 맞다. 국민이 지지한다. 현정부 가장 잘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외교다. 국민이 바란다. 국민이 바라는 정치가 진정 잘하는 정치다.


군함도 세계유산지정도 그렇고, 이번 집단자위권 통과도 그렇고, 북한과의 관계도 그렇고,


장기적인 전략을 가져야 한다. 과연 그런 것이 있는가 모르겠지만.


다시 말하지만 한국 외교의 시작과 끝은 오로지 미국이다. 그것 말고는 생각할 수 없다. 답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