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교과서 국정화의 문제...
차라리 자연과학은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 답이 명확하니까. 그렇더라도 종교적인 의도가 더해지면 그렇게 맘놓고만 있을 것은 아니다.
이를테면 국정과 검정의 차이는 세상을 보는 필터에 있을 것이다. 이리저리 정신없이 산만하니 적당히 거를 수 있도록 최소한의 필터를 사용한다. 아예 복잡하지 않게 하나의 필터만으로 세상을 보도록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필터를 만드는 의도가 개입한다.
검정도 사실 문제가 생기려면 얼마든지 생길 수 있다. 검정의 기준을 어떻게 정하고 어떻게 적용하는가에 따라 그 방향과 폭을 입맛대로 조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물며 국정이다. 교과서를 만드는 당사자의 의도가 곧 유일한 진실이 되어 버린다. 만일 그 의도가 잘못된 것이라면?
최소한 역사교과서 안에 이러저러한 다양한 견해가 공존함을 알게 된다. 역사교과서의 내용이 다양하기에 그것까지 고려한 수헙공부를 통해 다른 해석과 이해를 어느 정도 경험할 수 있게 된다. 더 입체적으로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를 이해한다.
그런데 한 가지만을 정답이라 알고 살아간다. 한 가지 해석만을 정답이라 여기고 금과옥조로 외우며 살아간다. 하기는 그러라고 하는 것일 터다.
지지율이 오히려 올라간다. 그래서 나는 정부든 여당이든 대통령이든 욕하지 않는다. 지지자들은 왜 자기들에 책임을 묻느냐 말한다. 책임은 지기 싫고, 그러나 정책은 지지하고 싶고. 아니면 아예 정책따위 상관없이 그냥 지지하고 싶으니 지지하고 싶다. 무얼 어떻게 하든 나와는 상관없다.
어떤 교과서가 나오더라도 문제다. 역사에 정답은 없다. 그래서 사실 나도 여기서 역사에 대해 마음껏 떠드는 것이다. 이러저러한 해석들이 모여 서로 다투며 보다 나은 답을 찾아간다.
슬프지만 어쩔 수 없다. 이 시대가 죄인이다. 이 시대를 사는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죄인이다. 피해자이지만 않다. 스스로 선택한 결과다. 우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