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학대와 한국사회의 현주소...
갑질이란 다른 것이 아니다. 저항할 수 없을 것 같은 만만한 상대에게 자신의 위세를 과시하고자 하는 것이다. 상대가 곤란해하고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한 우월감마저 느낀다. 만일 상대가 의도대로 곤란해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모욕감마저 느낀다.
동물학대 역시 다르지 않다. 그나마 만만한 상대조차 없다. 어디 화풀이할 데도 없고, 그래서 더 만만한 동물을 찾는다. 기르는 동물이 있다면 그 동물에게, 기르는 동물이 없다면 주인없는 다른 동물에게. 마음껏 폭력을 휘두르고 도망조차 치지 못하는 모습에 뭐라도 된 듯 자신감을 되찾는다. 만일 동물을 학대하는 사람에게 대신할 수 있는 만만한 약한 사람이 나타난다면 어떻게 될까?
한 사회에서 동물에 대한 태도가 곧 그 사회에서 인간의 가치와 존재를 정의한다. 그저 동물이 아니다. 그저 인간 미만의 미물이 아니다. 인간도 모두 같지 않다. 인간이라고 모두 같은 인간이라 여기지 않는다. 그래서 전혀 아무런 죄책감 없이 인간을 죽이고 학대하는 일도 가능하다. 그럼에도 동물조차 보호받아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당연히 존중되고 보호받아야 한다.
분노할 뿐이다. 제대로 대책도 처벌도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그래서 더 마음놓고 죽인다. 더 마음놓고 자신의 열등감을 발산한다. 그저 동물의 문제가 아니다. 인간의 문제다. 인간의 양심과 존엄, 인간이라는 존재의 문제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사는 이 사회의 현실일 테고 말이다. 인터넷에서, 혹은 현실에서 이루어지는 인간에 대한 저열하고 야비한 집단의 사냥이 동물학대와 무에 다른가. 단지 약하고 만만할 뿐.
아침부터 우울한 뉴스를 본다. 동물농장은 폐지해야 한다. 동물농장으로 인해 너무 많은 동물이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사냥감을 찾는다. 아무 죄책감없이 사냥의 본능을 충족시킨다. 오늘은 고양이다. 내일은 무엇일까? 마트에 간다. 인근 공단의 공장을 찾는다. 길거리에서 고단한 표정의 사람들을 본다. 아프다. 무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