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과 노동정책...
굳이 어렵게 길게 설명할 것 없다. 자영업자들에게 묻는다. 과연 자신이 주는 임금으로 고용인이 자신의 가게에서 얼마나 소비할 수 있는가.
대부분의 영세자영업에서 많은 고용인들이 법정최저, 혹은 그 이하의 임금만을 받으며 일하고 있다. 모든 노동자들이 그정도 수입만을 가지고 소비를 한다 가정해보라. 그러면 과연 그 노동자들은 자신의 가게에서 얼마나 돈을 쓸 수 있을 것인가.
더구나 자영업이 어려운 이유 가운데 하나가 신규진입자가 너무 많다는 것이었다. 회사에서 잘리고, 혹은 더 이상 직장을 구하는 것을 포기하고, 은퇴는 했는데 당장 먹고 살 걱정에 뭐라도 시작해야 해서, 그래서 할 수 없이 자영업을 선택한다. 그나마 모아놓은 돈이 있으면 자영업에 뛰어들어 경쟁자가 하나 더 늘어나는 것이고, 아예 모아놓은 돈도 없으면 잠재적인 고객에서 탈락하는 것이다. 그래서 좋은가?
그래도 곧죽어도 사장소리는 들어야겠다고. 당장 자기 주머니에서 나가는 돈만을 생각한다. 고용인에게 주어야 할 임금만 어떻게든 줄일 수 있으면. 그러니까 더 적은 임금에 더 작은 복지에 더 쉬운 해고에 그래서 마음편히 고용인을 부릴 수만 있으면. 하지만 경제란 유기체다. 지금 자신이 고용하여 임금을 주고 있는 그 노동자가 한 편으로 자신의 잠재적 고객이며 경쟁자일 수 있는 것이다.
언론을 탓할 것 없다. 자기가 게으르고 욕심많은 탓이다. 그러니까 임금을 깎고, 복지를 줄이고, 해고를 수월하게 하고. 노동자에게 주어야 할 것을 남겨 자신의 것으로 삼으려고만 하고. 고용인은 고용인, 고객은 고객이다. 그 결과다. 빚을 내서도 내수가 다시 살아나지 않는다.
고작 월급 10만원 올랐다. 그리고 10만원이 전부 소비에 쓰였다. 남는 돈이 없다. 그나마 고정으로 저축하는 돈이 있다. 그래도 덕분에 제법 사치도 하고 산다. 그런 것이다. 일정 이하의 수입에서 소득의 증가란 곧 소비의 증가다. 내수를 살리겠다. 대한민국 유권자들은 너무나 현명하다.
15년 전 쯤 되었으면 어떻게든 설득하려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바뀌는 게 더 성가시다. 익숙해져 있고 길들여져 있다. 그러려니. 드라마가 나쁘다. 생각나게 만든다. 아무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