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평화시위 - 평가받고 인정받으라!

까칠부 2015. 11. 17. 01:58

아무리 정부와 경찰이 불법적으로 시위를 원천차단하고 강경진압을 시도해도 순수한 시위대라면 마땅히 준법과 비폭력을 준수해야 할 것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려 시위하는 것이다. 인정받고 지지를 얻으려 거리로 나서는 것이다. 그래야 보는 사람도 눈쌀찌푸릴 일 없이 좋게 볼 수 있다.


뭔 말이냐면 어차피 이건 늬 일이라는 것이다. 너희 일이기에 나와는 전혀 상관없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영원히 자신과는 상관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철저히 남으로서, 제 3자이고, 관객으로서 너희들 시위하는 것을 보고 판단하고 평가해주겠다. 아주 고약한 것이다. 그동안 역대 정부를 거치면서 언론과 손잡고 벌여온 캠페인이 효과를 거둔다. 시위를 하는 것은 아주 특별한 소수다.


어째서 민주주의 선진국에서는 그토록 과격한 시위를 벌이는데도 정작 다수의 시민들은 그를 지지하며 관용과 인내를 보일 수 있는가. 내 일이니까. 언젠가 내 일이 될 수도 있으니까. 우리다. 공동체다. 시민이라는 연대다. 그러므로 남의 일이 아니다. 서로의 입장과 처지를 스스로 내면화하려 시도한다. 우리는 어떤가. 어떤 이유로 어떤 주장을 하는지 전혀 알려고도 이해하려고도 않으면서 일방적으로 요구만 한다. 의미없다는 이유다. 저들은 어떤 이유로든 시위하는 자신들과 같은 편에 서지 않을 것이다.


따뜻한 방안에서, 편하게 키보드나 두드리면서, 그 추운 거리에서 물세례를 맞아가며 주장해야 하는 그 절박함을 전혀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같은 인간이라면. 같은 시민이라면. 같은 국민이라면. 그래서 태연히 미국이라면 시위대를 총으로 쏘아 죽여도 무죄라며 당당히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시위에 참가하지 않은 국민만이 국가가 보호해야 할 대한민국의 국민이다. 무의식중에 동의한다.


자신들의 일이기 때문이다. 내 일이다. 언젠가 나의 일이 될 것이다. 그래서 거리로 나선다. 그것을 해결하고자. 그런데 어차피 도움도 주지 않을 사람들 의견 신경쓸 것이 무엇인가. 중요한 것은 내 실력이고 의도를 관철하려는 나의 의지고 노력이다. 용기고 신념이다. 어째서 시위가 과격해지는가. 결국 자신들 뿐일 테니까. 지켜보는 시민들은 단지 남일 뿐이다. 막다른 궁지에 몰리면 누구나 사나워지고 난폭해진다.


아니나다를까 이번에도 역시 똑똑하고 현명하고 정의롭고 도덕적이고 이성적인 많은 사람들이 한마디씩 더한다. 그럼에도 현명하라. 그럼에도 정의로우라. 그럼에도 도덕적이고 이성적이어야 한다. 똥을 치우는데 옷이 더럽고 손이 더럽다. 역시 나는 구고신도 이수인도 되지 못한다. 혐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