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개악과 한국기업의 경쟁력...
기업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투자를 해야 한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새로운 상품과 기술을 개발하고, 보다 생산성과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들을 찾고 연구하고, 그럼으로써 끊임없는 자기혁신을 통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체질을 갖추고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경쟁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기업을 살리는 것이 곧 경제를 살리는 것이던 개발독재시절 기업은 그같은 경쟁으로부터 유예되고 있었다. 시장을 닫고 철저한 정책적 배려를 통해 기업을 온실속에 가두어 기르기 시작했다. 굳이 기업 자신이 경쟁력을 높이지 않아도 정부의 정책만 바라보고 있으면 알아서 경쟁력이라는 것이 만들어졌다. 정확히 돈을 벌 방법이 생겨났다. 더 이상 내적 혁신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었다.
경기가 어렵다. 기업들의 경쟁력이 전과 같지 않다. 아니 이제는 중국에게마저 추월당하며 세계시장에서 이전과 같은 지위를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더 공격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더 과감한 투자로 살아남을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하지만 여전히 정부만 바라본다. 자신들을 위해 노동자의 인건비 부담부터 줄여달라. 이미 임금소득은 내수시장을 유지하는 것도 거의 불가능한 한계까지 떨어져 있는데 그보다 더 줄여 당장의 지출만 어떻게 줄여달라. 내일을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면 당장은 돈을 더 벌 수 있으니까.
개발독재의 부정적인 유산일 것이다.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가 된다고 하던가. 처음부터 경쟁을 않다 보니 정부의 정책적 배려가 전제되지 않고서는 홀로 살아남기가 불가능해졌다. 아니 몇몇 기업들은 그것이 가능하다. 기술개발에 끊임없이 투자하며 세계시장에서 경쟁하던 기업들이다. 그렇지 않고 그저 대기업이라는 지위에 안주하려던 기업들은 당장 실적의 위기를 맞고 있다. 경제위기의 근본원인이다.
IMF 당시 무엇보다 이 부분을 혁신했어야 했었다. 정부는 아예 기업을 손에서 놓았어야 했었다. 어차피 망할 기업들은 망하게. 그리고 살아남은 기업들로 하여금 더 강한 경쟁력으로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게. 그러면 대안은 무엇인가. 결국은 늬들 혼자서 살아남으라는 것이다. 더 이상 기업이 경제의 짐이 되어서는 안된다. 기업의 무능이 국가경제에 짐이 되려 하고 있는 중이다.
당장 중국기업들이 저토록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비결을 눈여겨보아야 한다. 인건비 깎아서 중국에 제품을 싸게 팔 생각만 하지 말고, 그보다 더 근본적인 이유들을 찾아내야 한다. 그럴 수 있는 기업은 살고, 그러지 못하면 죽는다. 바닥에서 시작한다. 진짜 위기다. 돈이 없는 게 아니라 기술이 없고 경쟁력이 없다.
정부의 무능이다. 강바닥을 팔 시간에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대안마련에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어야 했다. 교과서 고칠 시간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위한 투자에 함께 손잡고 고민했어야 했다. 서로 대립하며 적대하고 분열하는데 시간을 보내기 전에. 답이 없다. 국민의 선택이다. 그것이 정치고 현실이다.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