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와 새정치...
아마 안철수 자신은 물론 지지자의 딜레마이기도 할 것이다. 안철수가 주장하는 새정치를 하기 위해서는 세력이 필요하다. 세력 없이는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 그런데 이제 갓 초선에 불과한 안철수가, 더구나 탈당까지 하고 나서 어떻게 세력을 만들 것인가. 어떻게 새정치를 할 힘을 가질 수 있을 것인가.
목적이 옳다면 수단은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 동기가 순수하다면 과정이야 어떻든 결국 결과로써 정당화된다. 아마 안철수나 그 지지자들이나 그리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혹은 과거 삼김시대의 향수에 젖어 지금의 정치판을 마치 게임처럼 즐기려는 사람들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참 구태다. 정치를 해도 이렇게 더럽게 한다. 이런 식의 정치는 20세기에 이미 끝난 것이라 생각했었다. 개인의 이름과 특정한 지역기반, 그리고 정치인들의 이해에 따른 이합집산. 정당정치라는 근본 자체를 부정하려 한다. 이런 식의 정치가 과연 새정치인가.
이래서 우려했었다. 어째서 내가 그토록 안철수를 싫어했을까. 내가 안철수를 그렇게까지 싫어할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정치외적으로 얻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정치초보가 정치권에서 무언가 하려면 결국 무리수가 따를 수밖에 없다. 아예 도태되던가, 아니면 아주 깊이 물들던가.
돌고 돌아 다시 김대중이다. 돌고 돌아 다시 20세기 김대중의 3김 정치다. 김대중 개인의 공과를 떠나 그의 정치방식은 정말 낡은 것이었다. 워낙 어렵고 힘들던 시절이었으니까. 고통스럽고 급박하던 상황들이었으니까. 그런 사명감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어느새 목적과 처음의 동기마저 잊고 있는 것은 아닌가. 역겹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