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이념적 판단과 기술적 선택...
한국경제를 망치는 것은 강성노조다. 북한은 무조건 상호주의로 강경하게 나가서 굴복시켜야 한다. 국가를 위해서 개인의 인권은 선택적으로 적용되어야 한다. 이념이다. 정책의 전제다.
그렇다면 그를 위해 어떤 전략을 써야겠는가. 노조출신의 강성인사 가운데 요직을 약속하고 끌어들일 인사가 있으면 끌어들인다. 북한정권에 부역했던 주요인사라도 북한을 공격하는데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이용한다. 수백명을 살해한 테러리스트도 북한을 공격하는데 유용하다면 사면시켜 앞장세운다. 기술이고 선택이다.
한국경제의 불평등과 불공정을 바로잡아야 한다. 이념적 전제가 섰다면 그를 위한 선택으로서 인재의 기용 및 법안의 입법등을 고려해 볼 수 있다. 그것이 만일 무엇보다 우선한다면 다른 법안도 어느 정도 양보하거나 타협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것이 바로 정치다.
이승만은 국부다. 더구나 그 말을 한 장소가 4.19 희생자들이 묻힌 묘역이다. 이건 설사 기술적 선택에 의한 것이라 할지라도 무능한 것이다. 그래서 과연 그를 대가로 얻으려 하는 것이 무엇인가.
안철수당 - 국민의당은 사실 기만에 가깝다 - 과 더민주가 놓인 입장이 서로 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인 것이다. 그동안 더민주는 자신들의 이념적 지향이 어떠한가를 여러 경로를 통해 누적해서 확인시켜왔었다. 이제와서 새삼 더민주의 이념적 정체성에 의문을 가지는 사람은 거의 드물다. 그래서 더민주를 지지하고 지지하지 않고의 판단 역시 매우 명확하다. 그런 더민주가 과거 자신들이 주장했던 바와 다른 행동을 한다면 그것은 전략적인 변화이고 기술적인 선택에 의한 것임을 대부분은 인지하고 있다.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안철수당은 그런 것이 없다. 어떤 이념을 추구하는지 어떤 정책들을 지향하는지 그래서 궁극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아직 지켜보는 단계다. 안철수당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그런데 하필 창당준비위원장의 입에서 이념적 정체성을 확인할만한 발언이 나오고 있었다. 정정조차 하지 않고 있었다. 기술적인 선택이지만 이념적인 전제가 부재한 이상 이념적 판단으로 간주할 수도 있다.
어차피 세상이란 불공평한 것이다. 그래서 새로 시작하는 사람은 항상 더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수십년의 세월을 압축해서 진행하려면 그만큼 더 엄격하게 더 치밀하게 치열하게 그 과정을 밟지 않으면 안된다. 그마저 억울하다 여긴다면 신당 포기해야겠지.
아무튼 나의 판단은 매우 정확했던 것 같다. 테러방지법과 북한인권법을 청와대의 의중에 따라 교섭단체가 되면 통과시켜주겠다. 노동개혁법안도 교섭단체가 되면 우선해서 처리하겠다. 야권의 보편적 인식과 전혀 다른 지향과 추구를 가지고 있다. 자유선진당이 여당이 아니라고 야권이 될 수는 없는 것처럼. 자민련이 아무리 여당과 거리를 두고 있어도 그들은 야권이 될 수 없다. 정체성이 선명해지면 그만큼 판단도 쉬워진다.
야권연대가 없다는 말은 옳다. 야권연대란 같은 야권끼리나 통하는 수사다. 야권이 아니라면 연대도 없다. 그래서 정체성은 분명히 해야 한다. 이념이 무엇인가. 지향점이 무엇인가. 정체성이 무엇인가. 이대로 그저 아무것도 아닌 채로 정치에 냉소적인 이들의 막연한 기대에만 기대고 있을 것인가.
정치가 생물인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이념적 판단이야 서로 달라도, 기술적 선택에 의해 얼마든지 함께 할 수 있다. 극우와 극좌도 입장만 맞으면 서로 조건을 주고받으며 연대할 수 있다. 무서운 것이다. 그래서 정치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