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민, 신기남 징계 - 내가 유권자를 더 비난하는 이유...
노영민과 신기남에 대한 징계결정이 내려졌다. 솔직히 이건 좀 심하다. 국회의원이 자기책 팔아서 정치자금 만드는 것이야 일종의 관행이다. 신기남의 청탁도 결국 실패한 청탁이었다. 굳이 국회의원의 자격을 묻는다면 경선이나 지역구 선거등을 통해 유권자가 판단하여 표로써 물으면 되는 일이다. 정당에서 당규에 의한 징계를 통해 정치생명까지 결정한다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하다.
비례의 원칙은 어느곳에서나 지켜져야 한다. 규범에 의한 징계와 처벌이 지은 죄의 그것을 넘어서서 이루어져서는 안된다. 그렇다면 과연 노영민과 신기남의 잘못이 정치인으로써 아예 출마조차 못할 정도로 중대한 것인가? 하지만 결국 제 1야당 더불어 민주당은 그렇게 판단했다. 그렇다면 그들의 잘못이 그렇게 크다고 판단한 이유는 무엇인가? 결국 유권자와 언론, 상대정당의 비판이다. 불리한 여론이다.
자칫 노영민과 신기남 두 사람의 잘못으로 인해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큰 도덕적 부담을 짊어지게 생겼다. 당을 혁신해 나가는데 그 의도와 성과가 노영민 신기남 두 사람의 잘못으로 인해 희석될 위기에 놓였다. 다분히 정치적인 징계다. 당원으로써, 그리고 당에 소속된 국회의원으로써 당과 다른 당원들에게 중대한 피해를 입히고 있었기에 이들을 징계함으로써 불리한 상황을 벗어나려 한다. 그런데 심지어 두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은 다선에 중진이기까지 하다. 바로 이같은 정치적 판단이야 말로 정치행위의 근본인 때문이다.
내가 어째서 정치적인 사안들에 대해 오히려 정치인 자신보다 유권자를 더 비판하며 비난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굳이 이럴 필요까지는 없는 사안이었다. 다른 정치적 문제들에 비해 사소하다면 사소할 개인의 작은 일탈에 지나지 않았다. 어떤 것들은 관행이기도 했었다. 하지만 정치적인 판단에 의한 정치행위로써 이들에 대한 무거운 징계를 결정하게 만들었다. 무엇 때문인가? 여론이다. 여론의 힘이다. 유권자와 언론이 그렇게 정당을 압박한 것이다. 이들을 징계하지 않으면 다음 선거에서 반드시 지고야 말 것이다.
정치란 표로써 이루어지는 것이니까. 정당이든 정치인이든 유권자의 표를 먹고 살아가는 존재니까. 여론이 무서운 것이 아니다. 그로 인해 잃게 될 표가 무서운 것이다. 더이상 표를 얻지 못해 정치를 하지 못하게 될 것이 무서운 것이다. 가지고 있는 권력을 놓게 될까, 다시는 권력을 가지지 못하게 될까, 그래서 여론의 눈치를 보며 그에 맞춰 자신의 말과 행동을 결정한다. 다시 말해 더이상 여론으로 인해 표를 잃을 가능성 자체가 사라진다면 정당과 정치인이 여론의 눈치를 볼 이유도 사라지게 된다.
당장 정부와 여당이 하는 것들을 보더라도 그것은 더욱 분명해진다. 아무리 여론이 들끓어도 결국 지지율에는 변화가 없다. 아무리 여론의 비난이 빗발쳐도 선거에서는 항상 승리한다. 바꿀 필요가 없다. 고칠 필요도 없다. 뻔뻔할 정도로 밀어붙인다. 외교적인 결례마저도 아무렇지 않게 저지르고 만다. 국제적으로 고립되어도 유권자들은 외교 잘한다 자신들을 지지해준다. 아무렇게나 해도 된다.
어째서 지금 대한민국 경제가 이모양 이꼴이 되었는가. 전혀 아무런 대책도 내놓고 있지 않다. 기껏 민생법안이라는 게 위락시설 만들고, 노동자 고용조건과 급여를 악화시키는 법안들이다. 다른 대책을 내놓을 필요가 없다. 그래도 자신들이 경제를 살린다. 경제를 살리려면 자신들을 지지해야 한다. 한국경제의 미래를 위한 야권의 끊임없는 노력과 비교된다. 그래도 이기는 것은 정부와 여당이다.
유권자가 노영민과 신기남을 징계한 것이다. 아마 윤후덕, 김현 등도 앞날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만큼 유권자의 여론은 무섭다. 유권자가 자신들에게서 빼앗아갈 표가 무섭다. 자신들에게 주어질 수 있는 표이기에 더 무서워진다. 그런 것을 전혀 무서워하지 않은 정당과 정치인이 있다. 누가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는가? 유권자를 욕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유권자의 수준이 정치의 수준이다. 새삼 깨달으며.
그나저나 안철수의 새정치라는 것도 재미있다. 유권자의 반응을 보니 이들 역시 마찬가지다. 아무말 없었다는 것이 한 마디 말도 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적극적으로 안철수의 편에서 모든 것을 사고하고 판단한다. 그래서 안철수의 정치는 여전히 새정치가 된다. 안철수에 대한 기대와 희망이 남는다. 정치인을 살리는 것도 망치는 것도 결국은 유권자이고 지지자들이다. 90넘은 노인을 두고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한심한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