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지난 대선에서 안철수로 단일화가 되었다면...?

까칠부 2016. 1. 29. 17:33

아직도 죽은 자식 불알 만지며 대통령감이었다 자위하는 사람들이 있는 모양인데,


이미 한 번 썼었다. 어째서 안철수로는 힘들었는가. 당장 안철수와 신당의 지지율을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아니 민주당과 합당하기 전 안철수와 신당의 지지율을 보더라도 사실은 명확하다.


안철수의 주지지층인 무당층, 부동층, 정치냉소층은 정치적 스트레스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꼴저꼴 다 보고 이제는 만성이 되어 무덤덤해진 기존의 여야 지지층과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 당장 당시 민주당과의 단일화 과정에서 부정적인 이슈가 불거지는 것만으로도 지지층이 빠지고 있었다. 반면 문재인은 여당과 언론의 집중적인 공세에도 오히려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었다.


후보를 사퇴하기까지 여당과 언론이 안철수를 직접 공격대상으로 삼은 경우란 거의 없었다. 사퇴하고 나서는 더욱 안철수에 대해 네거티브를 해야 할 이유가 없었다. 하다못해 집 처마가 공유지로 몇십센티 삐져나온 것을 문제삼고, 중고로 산 가구마저 호화스럽다며 비난하던 수준의 저열한 공격을 직접적으로 당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심지어 얼마전에는 문재인에 대한 악의적인 루머를 믿고 의원사무실에 쳐들어가 난동을 피운 사람마저 있었다. 그런데도 안철수는 그같은 공격들에도 지지율을 유지할 수 있었을 것인가.


그래서 지금의 지지율을 보라 말하는 것이다. 민주당과 합당하기 전의 지지율을 떠올려보라 말하는 것이다. 그런 결과였다. 안철수에 대한 실망과 바람의 냉각으로 인해 지지자들이 떠나며 오히려 안철수는 문재인보다 낮은 지지율을 보이게 된다. 새정연 대표가 되어 여당과 언론, 심지어 야당 내부로부터도 집중적인 공격을 받았던 문재인이 굳건한 지지율을 유지하며 다시 반등에 성공한 것과 비교된다. 이미지 뿐이다. 그런데 그 이미지를 부수는 것은 의외로 너무 쉽다. 그런데도 안철수가 후보가 되었다면 이겼을 것이라 말한다.


지지율이 전부라면 선거운동따위 할 필요가 전혀 없다. 당장 여론조사에서 나온 지지율만으로 판단할 것이면 조직도 운동원들도 전혀 필요가 없다. 당시 문재인이 선거에 패한 이유도 이해찬과 박지원과 같은 전략통들이 안철수로 인해 사퇴하고, 여전히 끊이지 않은 야당 내부의 갈등으로 말미암아 민주당의 조직을 전부 가동하지 못했던 때문이었다. 그대로 적용이 가능하다. 안철수가 사퇴하고 안철수 지지자 가운데 상당수가 문재인에게 포기하기를 포기했듯, 납득할 수 없는 단일화는 문재인 지지자들이 투표를 포기하도록 만들 수 있다. 2007년 정동영이 바로 그런 경우였었다.


그러고 보면 참 단순하게들 산다. 당장 문재인과 더민주를 죽일 듯 비난하면서도 정작 대선이 임박해서 단일화하면 그 지지자들이 자신을 지지해 줄 것이라 믿는다. 친노와 운동권을 아예 발본색원해야 할 악의 근원으로 여기다가 자신이 단일대선후보만 되면 어쩔 수 없이 지지해 줄 것이라 당연하게 여긴다. 하기는 그것이 지지자들이 말하는 안철수가 가지는 확장성의 이유이기도 하다. 안철수 지지자들은 문재인을 찍지 않지만, 문재인 지지자들은 안철수를 찍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 계산법이 2012년 대선에도 적용된다.


정치가 생물인 이유는 단순히 이론과 논리만으로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주 사소하고 별 대수롭지 않은 이유들로도 얼마든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인간은 감정의 지배를 받는 동물이다. 나라를 팔아먹어도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을 한결같이 지지하겠다. 그것을 어떻게 논리로써 설명할 수 있겠는가. 만일 안철수가 진정 대통령이 되고자 했다면 당시 단일화 협상에서 사퇴하기보다 끝까지 자신에게 불리한 조건일지라도 받아들이고 협상에 임했어야 했다. 아니 그 전에 민주당 후보로 경선에 나와 민주당의 조직과 지지를 등에 업었어야 했다. 불리한 싸움을 하지 않는다. 지지자들이 안철수 정치 잘한다 칭찬하는 이유다.


아직도 그 소리들 하고 있다. 안철수였으면 이겼다. 내가 안철수를 그토록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던 이유였다. 이미지 뿐이다. 아무것도 한 것 없이 그저 방송에 나와 만든 이미지만으로 심지어 대통령까지 되려 한다. 설사 대통령이 되더라도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원내 두 거대 정당이 모두 야당이 되어 견제할 텐데. 지금까지도 제 1야당을 청산해야 할 구태의 대상으로 여긴다.


별 가치없는 소리다. 그런 가치없는 소리에 쓰는 글도 쓸데없다. 한가하다. 잠이나 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