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이번 총선 호남민심에 대한 개인적 감정...

까칠부 2016. 4. 15. 04:50

김대중 이후 영남공략은 제 1야당의 숙원과 같았다.


호남에만 갇혀 있을 수 없었다. 어떻게든 영남을 파고들어야 했다. 영남에 틈을 만들어야 했다.


그 물꼬를 열어준 것이 바로 부산출신이던 노무현이었다. 그는 이미 전국구 스타정치인이었다.


노무현 이후 그의 뜻에 동의한 많은 정치인들이 부산에 뼈를 묻었다.


호남의 이름으로 반드시 영남에 깃발을 꽂고야 말겠다.


윽박지르는 것이 아니다. 억누르려는 것도 아니다. 조용히 설득하는 것이다.


"호남도 영남도 똑같은 대한민국 국민이다."


그리고 수십년. 도대체 얼마나 많은 야권의 인재들이 영남에서 돌아오지 못하게 되었는지.


그런데 그토록 믿고 있던 호남에서 더이상 영남패권주의 용납 못하겠다고 돌을 던진다.


호남홀대 심판하겠다고 국민의당에 손을 들어준다.


더민주를 심판하겠다. 제 1야당의 잘못을 응징하겠다.


졸지에 오갈 데 없는 신세가 되고 만다. 호남을 위해 영남에서 싸웠는데 그것을 부정당했다.


그나마 나는 괜찮다. 나는 영남도 아니고 노빠도 아니다. 그런데...


호남의 지역주의를 부활시키기 위해 그들은 그렇게 영남의 지역주의와 싸웠던 것인가.


제 1야당 비호남 지지자들의 억울함과 분노를 어느 정도 이해한다. 가족이라 생각했는데 거부당했다.


문재인이 호남에서 비토당하는 내내 같이 비토당하는 심정이었을 것이다.


그래도 호남이니까. 식구니까. 동지니까. 참고 참고 또 참다가 끝내는...


감정이라는 게 그렇게 쉽게 풀리는 게 아니라서.


하마트면 제 1야당이 영영 망해 사라질 뻔했다. 다름아닌 호남의 선택으로 인해.


후유증은 크다. 더이상 호남을 믿지 않는다. 동지로도 여기지 않는다. 각자 자기 갈 길을 간다.


그런데 또 그것이 호남이 원하는 것이라는 게 재미있다.


지켜본다. 야권이 어떻게 재편될지. 더민주는 어디로 가게 될지.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