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의욕넘치는 국민의당...

까칠부 2016. 4. 28. 17:24

원래 사람이 가장 의욕넘칠 때가 신입생, 신입사원 시절이다. 처음 시작할 때야 뭐든 열심히 하면 다 할 것 같다. 공부든, 군생활이든, 회사일이든. 


그러나 몇 달 만 지나가도 사정이 달라진다. 사실상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거의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는 것이지 그 이상은 어떻게해도 어렵다. 겸손해진다.


총선 이후 새누리당이든 더민주든 뭐하겠다 뭐하겠다 섣부르게 나서지 않는 이유가 그것이다. 법안 하나를 통과시키려 해도 길고 지루한 줄다리기를 거치지 않으면 안된다. 새누리당이 압도적 다수이던 시절에도 마찬가지였다. 법안 하나 통과시키자고 끊임없이 토론하고 협상하고 양보하고... 그러다 보면 때로 원래 의도가 어디로 갔는지 전혀 엉뚱한 결과물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정치란 게 의욕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 의도만으로 되는 것도 아니다. 처음이야 의욕이 넘친다. 무려 40석에 육박하는 제 3당으로서 뭐든 마음대로 다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캐스팅보트는 국민의당만 쥐고 있는 것이 아니다. 더민주도 새누리당과 국민의당 사이에서 얼마든지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다. 새누리당 역시 마찬가지다. 그것이 바로 말하는 솥발의 형세다. 어느 한 쪽도 상대를 누르지 못하는 균형이다.


김종인의 당대표추대나 전대연기를 두고 친노친문이 조용한 이유이기도 하다. 어떻게 해도 김종인의 당대표추대는 안된다. 전대연기도 어차피 될 일이 아니다. 일단 당선자대회든 뭐든 시작하면 그때는 절차에 따라 조용히 김종인을 날려버릴 수 있다. 김종인과 비주류가 저리 설치는 이유이기도 하다. 겁먹은 개가 짖는다. 우위에 있다 여기면 그냥 한 번에 물어 버린다.


자신감이라 할 수 있다. 굳이 국민의당처럼 나대지 않아도 된다는. 그리고 그렇게 할 필요도 없다는. 소수당이니 저렇게라도 자신의 존재감을 어필해야 한다. 진짜 당대표와 원내대표 제대로만 뽑아놔도 국민의당 아예 사람들 앞에서 지워버릴 수 있다. 뭔 짓을 하든 아예 보이지 않도록 눌러버릴 수 있다.


자기들만 세상을 다 가진 것 같다. 캐스팅보트라는 말이 요술방망이라도 가진 것 같다. 정치는 현실이다. 말이 아닌 행동이어야 한다. 가끔 보면 우습다. 참 새정치다.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