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문득 안철수와 운동권...

까칠부 2016. 5. 10. 01:39

그러고보니 광우병 파동 때도 그런 소리 하는 인간들이 있었다.


"그런 데 나가 시위할 시간에 공부해서 실력을 키우라. 실력을 키워서 그럴 수 있는 위치에 오르라."


어리석어 보인다. 생기는 것도 없는데 길거리 나가서 데모를 한다. 도움되는 것도 없는데 머리띠 질끈 동여매고 길거리에서 욕먹으며 전경과 드잡이질한다. 그 시간에 공부를 하든 사업을 하든 뭐라도 생기는 일을 하면 얼마나 좋은가.


그것이 과연 옳은가 그른가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맞고 틀리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내가 참여한다는 것. 주인으로서 내가 직접 이루려 한다는 것. 하지만 원래 한 집단을 이끄는 것은 대단히 특별한 소수의 사람들이고, 정히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그런 소수에 들어갈 수 있으면 되는 것이다. 이른바 대중주의이고 다른 말로 엘리트주의라 부른다. 정확히 운동권의 정반대편에 있다.


자기는 남들 놀 때 공부만 열심히 했는데. 남들 쓸데없는 헛짓 하는 동안 세상에 도움이 되는 일들만 열심히 해왔는데. 인생을 낭비해 온 저 놈들보다야 내가 더 생산적인 일을 해왔었다. 당연히 내가 저들보다 위에 있어야 한다. 저들보다 인정받고 존경받아야 한다. 심지어 그 가운데는 학교졸업조차 제대로 못한 경우마저 적지 않다. 그런 놈들에게 자기가 밀려서야 되겠는가.


야권심판을 주장하며 끊임없이 운동권과 친노에 대한 혐오와 경멸의 감정을 드러내 온 이유였다. 실제 그런 사람들 주위에서 많이 본다. 아주 오래전에도 그런 사람들은 있었고, 당연히 지금도 있다. 그럴 시간 있으면 차라리 집에 가서 잠이나 자라. 필리버스터에 대한 입장에서도 드러나지 않던가.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야 열심히 자기일에 충실해 온 보수언론과 그 사주들이야 말로 성공한 인생들이다. 그로 인해 발행부수가 늘었고 사회적 영향력도 강화되었다. 예전에는 언론이 권력의 눈치를 봤다면 이제는 권력이 언론의 눈치를 본다. 얼마나 대단한가.


그러고보면 예전에도 비슷한 글을 쓴 적이 있는 것 같다. 안철수의 기술적 세계관에 대해서. 가치가 있다는 것은 유능하다는 것이고, 유능하다는 것은 결과를 내놓는다는 것이고, 그 결과에는 선악따위 없다. 판단이 아닌 계량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런 기준에서 친노든 운동권이든 자격이 없다.


새삼 생각한다. 안철수가 생각하는 새정치에 대해. 당원조차 없다. 대의원도 없다. 그냥 머리 뿐이다. 머리만으로 새정치를 한다. 문재인은 온라인 입당을 통한 당의 하부구조 강화에 중점을 두었다.


원래 똑똑한 사람들을 싫어한다. 말 잘하는 사람들도. 잘난 사람들도. 아무튼. 너무 잘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