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더민주 비주류가 조용한 이유...

까칠부 2016. 5. 19. 01:56

더민주 비주류가 조용하다. 하기는 시끄러운 인간들은 죄다 국민의당으로 갔다. 그리고 조용하다. 더민주 비주류가 드물게 얌전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다. 국민의당으로 가봐야 별 볼 일 없다.


국민의당은 안철수의 사당이다. 김한길과 천정배가 안철수에게 덤비다 나가리된 이후 더 확실해졌다. 물적기반은 물론 인적구성까지 거의 안철수의 측근들로 이루어져 있다. 당내 요직도 거의 안철수 사람들로 채워져 있다. 낙선한 김영환과 문병호를 앞세우는데도 탈당파들은 아무소리 하지 못한다. 


그래도 더민주에 있을때는 패권이네 뭐네 해도 한바탕 시끄럽게 굴면 대화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었다. 어쩌면 그래서 더 시끄러웠는지도 모른다. 아무튼 나서서 한 마디 떠들기만 하면 언론이 다뤄주고 그러면 바로 대화든 협상이든 시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안철수는 그런 것 없다. 내가 안철수를 최근 무서워하기 시작한 이유다. 이런 인간이 같은 방식으로 만에 하나라도 대통령이 되어 국정을 운영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러니저러니해도 더민주에 있으면 지분도 인정받고 나름대로 챙기는 것도 있을 테지만 국민의당은 심지어 천정배, 정동영, 주승용 정도 되는 이들조차 가만히 찌그러져 있어야 한다. 말이 공동대표지 천정배가 총선 끝나고 한 마디 했다가 아예 당내 정치인들로부터 핀잔과 비아냥이나 들어야 했다. 박지원의 지원까지 받고도 사무총장에서 밀려났는데 주승용 역시 그저 입다물고 있어야만 한다. 더민주에 있으면 이개호조차 나서서 한 소리 할 수 있다. 지분도 챙겨준다. 과연 어디가 더 나을까?


하기는 그런 것이 바로 당내민주주의라는 것이다. 서로 툭탁거리고 싸우면서도 정작 마지막 선 만큼은 넘지 않는다. 그것이 안되던 인간들이 모두 국민의당으로 가버렸다. 지난 총선에서 그 짓 하던 놈들이 의도와 전혀 다른 결과에 조용히 찌그러들고 말았다. 그나마 합리적인, 더구나 초선으로 이루어진 당내 최대계파가 만들어지며 중심을 잡는다. 제대로 자리잡는다면 더민주는 막강하다. 김부겸이 비주류의 수장으로 올라선다면 더 안정된 체제를 이어갈 수 있다. 그동안 안되었던 이유가 바로 드러난다.


결국 해답은 국민의당에 있다. 김종인도 예상하지 못한 것이다. 국민의당의 주인은 국민의당소속 정치인들이 아니다. 국회의원들이 아니다. 당을 물적 인적으로 장악한 안철수 개인이다. 대한민국 정치를 다시 수십년 전으로 회귀시킨다. 박근혜나 안철수나. 이명박조차 이 정도는 아니었다. 친노가 싫고 문재인이 싫어도 그래도 국민의당보다는 더민주가 낫다. 원내 1당 소속과 3당 소속이 가지는 차이도 크다.


새누리당이 분당되더라도 비박이 국민의당으로 가기는 힘들 것이라 예상하는 이유다. 지금 새누리당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당을 사당화하려는 친박으로 인해 막다른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는 중이다. 과연 국민의당으로 가서 자신들의 지분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인가. 김성식, 이태규 등과의 개인적 친분으로 이동할 수는 있겠지만 조금만 더 욕심을 부린다면 국민의당은 대상이 될 수 없다.


당원조차 없다. 대의원도 없다. 안철수 개인의 인기에 기대어 꾸려지는 정당이다. 당헌당규마저 안철수 개인에 의해 임의로 수정된다. 나는 한국 국민들의 정치의식수준을 그리 높이 여기지 않는다. 우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