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티드 - 이어지는 의문, 두번째 미션이 전해지다
벌써부터 유괴범의 목적에 집중하게 된다. 돈은 분명 아니다. 돈이 목적이었다면 아이를 유괴하고 바로 아이엄마인 정혜인(김아중 분)에게 연락했을 것이다. 그러나 정작 아이를 유괴한 범인의 요구는 생방송 리얼리티쇼를 만들고 자신이 내준 미션을 수행하려는 것이었다. 돈도 아니면 과연 범인이 그같은 번거로운 일들을 굳이 정혜인이게 요구한 이유는 무엇일 것인가.
물론 당장은 범인을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 누가 범인이고, 어디에 숨어있고, 유괴된 아이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살아있는가. 무사한가. 그리고 어떻게 어떤 과정을 통해 범인을 찾고 마침내 아이까지 되찾을 것인가. 그러나 정혜인에게 범인의 요구를 전달하도록 시킨 유력한 용의자 박세영은 자살한 채로 발견되었고 더구나 암으로 시한부 삶을 살던 중이었다. 박세영에게 납치되었다 여겼던 실종된 인터넷BJ 이지은 역시 박세영의 심부름을 하며 정혜인과 처음 부딪히더니 박세영이 죽고 난 지금도 유괴된 아이와 함께 나란히 찍힌 사진으로 정혜인에게 배달되고 있었다. 이쯤 되면 누가 범인인가보다 어째서 시한부 삶을 사는 박세영과 납치되었다 여겼던 이지은까지 이번 유괴에 가담하게 되었는가 이유가 더 궁금해진다.
의외로 어둡거나 하지는 않을 것 같다. 불쾌한 느낌 또한 그다지 없을 것 같다. 아니 오히려 그보다는 습하고 짠내나는 안개가 자욱하게 진실과의 사이를 메우고 있지는 않을까. 하필 정혜인이 받은 첫미션의 대상이 부모로부터 학대당하던 현우 또래의 또다른 남자아이 한결이었다. 결과적으로 유괴범이 요구한대로 미션을 성실히 수행한 결과 학대당하던 아이와 아이의 엄마를 폭력을 휘두르는 아빠와 남편으로부터 구할 수 있었다. 미션과 함께 범인으로부터 걸려온 전화 역시 경찰의 추적을 미리 예상하기라도 한 듯 그 한결이 발견된 근처에서 발신지를 찾아내고 있었다. 처음부터 범인이 의도한 대로였다. 범인이 굳이 정혜인에게 생방송 리얼리티쇼를 만들고 그를 통해 미션을 수행하라 요구한 이유였을지 모른다.
용의자는 좁혀졌다. 여기서 새로운 인물이 범인이 되기 위해 등장한다는 것은 차라리 반칙에 가깝다. 시청자와의 엄격한 약속 아래 이루어지는 하나의 게임이다. 시청자도 함께 찾아야 한다. 이 가운데 누가 범인인가. 그리고 무엇이 동기인가. 연기가 어설픈 것인지, 아니면 지나치게 정교해서 그것이 힌트가 된 것인지, 벌써 유력한 용의자도 한 사람 모습을 드러냈다. 이제는 이유가 필요하다. 납득할 수 있는 과정들이 필요하다. 결국은 동기다. 목적이다. 이 모든 것을 하나로 꿸 수 있는 고리이며 바늘이다. 무엇일까? 누구일까?
어디까지가 진심이고 어디까지가 연기인가. 어디까지가 이기이고 어디까지가 이타인가. 어디까지가 자신과 잃어버린 자식을 위한 것이고, 어디까지가 같은 여성으로서 인간으로서 당연히 가지는 연민이며 인정인가. 자신도 알 수 없다. 무엇이 리얼인가. 무엇이 리얼리티인가. 하필 생방송 리얼리티쇼인 이유다. 방송에 익숙하다. 리얼은 리얼리티가 아니고 리얼리티 역시 리얼이 될 수 없다. 사실과 진실의, 거짓과 침묵의 경계에서 그들은 혼돈속을 살아간다. 경찰 차승인(지현우 분)이 물었을 때도 정혜인은 바로 대답하지 못한다. 신동욱(엄태웅 분)의 냉정한 다그침에도 정혜인은 그를 따르지도 거부하지도 못한다.
갈 곳이 없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알지 못한다. 친정이 없다. 친정부모도 형제자매도 돌아갈 아무것도 없다. 그래서 그저 맞고만 있었다. 아이가 맞는데도 그저 지켜보고만 있었다. 끝내 견디지 못하고 도망치려 했을 때 엄마가 선택할 수 있었던 곳은 고작 가까운 찜질방 정도였다. 차라리 경찰에 신고라도 하지 그랬느냐는 차승인의 안타까운 외침은 그녀에게는 그저 다른 세상 이야기에 불과했었다. 의지할 곳도 도와줄 사람도 없다. 알몸을 드러냈을 때, 핏멍이 든 맨몸을 세상에 보였을 때, 찢겨진 그녀의 가면 사이로 비로소 맨얼굴이 드러난다. 비로소 진실을 세상 앞에 고백할 수 있게 되었다.
결국 남편은 가정폭력과 아동학대 혐의로 조사받던 도중 변호사와 함께 풀려나고 만다. 고작 경찰의 집에 얹혀 잠시 몸을 피해야 하는 처지다. 누군가 그들을 도와줄 수 있다면. 외면하지 않고 자신들을 향해 손을 내밀어준다면. 아마 그곳에 답이 있지 않을까. 씁쓸한 현실과 함께 유괴와 같은 안타까운 사건이 일어나게 된 배경과 동기를 설명해준다.
의도적으로 수상한 연기를 한다. 아니면 의도하지 않은 우연일지 모른다. 진실은 모두가 보고 있는 그곳에 숨겨져 있다. 모두가 보고 있지만 전혀 신경쓰지 않았던 그곳에 보이도록 감춰져 있다. 두 번 째 미션이 전해진다. 실종된 BJ 이지은이 영상으로 직접 정혜인에게 미션을 전한다. 차승인은 오미옥(김선영 분)을 찾아가 도움을 구한다. 다시 미션이 시작된다.
http://www.stardaily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23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