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원티드 - 다가갈수록 더욱 미궁으로 빠지는 진실

까칠부 2016. 7. 8. 05:06

더욱 진실은 미궁으로 빠져든다. 조남철을 살해한 남자가 이번에는 납치된 현우를 지키고 있었다. 살해당하기 직전 조남철은 자신이 알고 있는 어떤 진실을 세상에 폭로하려 했었다. 방송직전 조남철이 살해당하며 진실은 다시 어둠에 묻히고 말았다.


아니다. 단지 조남철이 살해된 근처에서 그 모습이 CCTV에 찍혔을 뿐이다. 과연 그 남자가 조남철을 살해한 것일까. 과연 기자 장진웅(이승준 분)은 조남철이 살해된 현장에서 칼에 찔린 채 발견되었던 드라마국장 최준구(이문식 분)의 핸드폰을 훔쳐서 무엇을 본 것일까? 조남철을 살해한 이들은 분명 살인범을 수사하는 검사마저 침묵하게 만들고, 범인을 호송하는 경찰차를 그대로 들이받을 만큼 은밀하면서 대담한 자들이다. 지금껏 누구도 그들의 존재조차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유독 조남철의 살해현장에서만 그 모습이 CCTV에 잡히고 있었다. 너무 쉬운 단서는 시청자를 낚기 위한 미끼일 가능성이 더 높다.


과연 정혜인의 전남편은 살해당한 것일까? 그렇다면 누가 어떤 목적으로 정혜인의 전남편을 - 더구나 SG그룹의 2세를 살해하라 청부했던 것일까? 유괴당한 현우의 친아버지이자 정혜인의 전남편이었던 함태인의 죽음과 형사 차승인(지현우 분)의 은인인 형사 김상식의 죽음이 조남철이라는 살인범의 존재를 통해 희미하게 이어지고 있었다. 살인범으로 체포되어 감옥에 있으면서 미처 처리하지 못한 시체 하나를 처리해달라 밖에 나와 있던 친구에게 돈까지 주며 부탁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그 시체의 정체는 무엇인가? 조남철은 과연 무엇을 알고 있었고 무엇을 세상에 알리려 했던 것인가?


분명 정혜인의 전남편과 차승인의 은인인 형사의 죽음이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소동들과 관계가 있을 것이다. 바로 그것 때문에 정혜인의 아들 현우는 납치되어야 했고, 정혜인 자신 역시 유괴범이 요구한대로 '원티드'라고 하는 생방송 리얼리티쇼를 만들고 직접 출연하기까지 하는 것이다. 그러나 바로 그것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어떤 진실이 숨겨져 있고, 그 진실이 도대체 무엇이기에 이렇게까지 해야만 하는가. 오히려 범인의 의도와 목적이 조금씩 분명해지면서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는 사실만 더 확실해진다.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 정혜인이 그런 것처럼 시청자 역시 그저 작가가 써나가는 그대로 따라갈 뿐이다.


비로소 현실로 돌아온다. 불과 얼마전까지 작가 연우신(박효주 분)에게 방송은 단지 방송에 불과했었다. 냉엄한 현실따위 결국 카메라를 통해 대중이 보게 될 소재이고 수단에 지나지 않았다.  얼마나 많은 시청자를 만족시키는가. 그래서 시청률은 얼마인가. 그리거니까 그를 통해 어느 정도의 이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인가. 그러나 당장 자기가 지금 여기서 죽게 될지도 모른다고 하는 공포는 그런 여유를 빼앗아 버린다. 카메라 너머에만 있던 세계가 직접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현실로 바뀌게 된다. 방송만 잘하면 되었을 관계에서 인간다운 배려나 인정 같은 것들을 기대하게 된다. 인간으로 돌아온다.


결국은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이, 아니 현실의 거의 대부분의 인간들이 가지고 있는 모순된 본모습이었을 것이다. 자기 일이 아니기에 냉정하다. 자기 일이기에 쉽게 냉정을 잃는다. 오로지 피해자의 얼굴만을 기억하며 집요하게 범인을 쫓던 형사 차승인조차 은인인 형사 김상식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힐 단서가 발견되었을 때 냉정을 잃고 허둥대고 만다. 아직은 내 일이 아니다. 자기 일이 아니다. 신동욱(엄태웅 분)이 냉정할 수 있는 이유다. 아직 신도욱과 박보연(전효성 분)만이 리얼리티쇼의 현실과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방송은 단지 방송일 뿐이다. 그러나 방송은 또한 누군가에게는 때로 삶과 죽음이 오가는 실재하는 현실이다.


마침내 현우의 출생의 비밀을 세상에 밝힌다. 아들 현우는 전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이였다. 틈을 노려 현우가 감시를 벗어나 도망친다. 문은 밖에서 단단하게 잠겨져 있었다. 처음으로 자신의 의지로 엄마에게 전화를 건다. 아직 문밖은 허락되어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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