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

오래전 밴드음악인들이 방송출연을 꺼렸던 이유...

까칠부 2016. 8. 2. 17:18

새삼 80년대 밴드들의 방송출연 동영상을 찾아보면서 느꼈다. 악기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그나마 드럼만 가끔 들리고, 기타도 혼자 솔로로 독주할 때만 겨우 들을 수 있다. 보컬의 목소리만 들린다.


누군가 그러더라. 한국의 대중음악이란 단지 노래라고. 가수의 목소리다. 녹음한 음반이라고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비정상적으로 강조된 보컬과 상대적으로 휑하니 비어 있는 악기소리가 당시의 현실을 말해준다. 녹음이야 자기들끼리 알아서 프로듀스해서 만들면 된다 해도 방송권력이라는 것이 일개 밴드가 어쩔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차라리 방송출연을 안하겠다.


몇 년 전 그 자존심높던 김태원이 음악방송에 출연해서 아예 대놓고 핸드싱크하며 했던 말도 같은 맥락이다. 이제 싸우는 것도 지쳤다. 니들 꼴리는대로 해라. 내가 맞춰주마. 굳이 그럴 필요가 없었던 - 공중파가 그렇게 아쉽지 않았던 시절이라면야 당연히 방송출연 자체를 거부할 수 있다. 방송보다는 무대가 더 좋다. 그럴 수 있었던 밴드도 사실 한정되어 있었지만.


음악이란 노래이고 노래란 가수다. 그저 노래만 잘 부르고 잘 들리면 된다. 그러고보면 '나는 가수다' 같은 프로그램도 같은 맥락이다. '복면가왕'에도 국카스텐이 아닌 하현우만 나온다. 크게 바뀌지 않았다. 항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