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걸그룹과 평상복 패티쉬...

까칠부 2016. 8. 31. 01:18

가끔 유튜브 등에서 걸그룹의 무대를 찾아보다 보면 아마 비시즌이었는지 평상복에 가깝게 입고 선 무대들을 보게 된다. 유독 그때 가장 설렌다. 원래 가장 여성미를 드러낼 수 있는 의상이 평상복인 때문이다.


처음부터 그렇게 진화해 온 것이다. 인간이 역사라는 것을 가지기 훨씬 전부터 어떻게 하면 여성이 여성으로서 자신을 드러낼 수 있을까 고안되었고 선택되어 왔다. 어떤 때는 허리가 더 날씬하게 보이도록, 어떤 때는 다리가 더 길어보이도록, 어떤 때는 피부가 더 하얘 보이도록. 결국은 모든 것이 여성미로 수렴된다.


무대의상은 의도 자체가 의도적으로 드러나도록 구성되었다. 한 눈에 어떤 의도인가 알아 볼 수 있도록 극단을 추구한다. 무대 밖에 입고 다닐 만한 옷이 아니다. 그 말은 곧 일상에서 무의식으로 느낄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는 뜻이다. 대상을 평면화 객관화시킨다. 그저 아이돌이 된다.


자연스럽게 흘러내린 머리와 옅은 화장, 그리고 그래도 조금 힘을 주고 나온 듯 세련되고 정돈된 의상들. 길을 가다 우연히 어디선가 마주친 것만 같다. 문득 설레고, 슬쩍 눈길이 머물고, 돌아서서도 여전히 생각이 난다. 조금 더 용기가 있다면 다가가 연락처라도 물어볼 것만 같다. 무대의상으로는 느낄 수 없는 감정이다. 단지 아이돌이 한 사람의 여성으로 느껴진다. 자신이 남성으로 돌아간다.


그래봐야 찾아보는 걸그룹은 단 둘이다. 어차피 아이돌이라는 자체에 대해 그다지 흥미도 관심도 없다. 그 둘 때문에 다른 아이돌에도 관심을 가졌다. 보는 자신이 다 흐뭇하다. 역시 아름다운 것은 언제나 옳다. 시간마저 그곳에서는 멈춰 흐르지 않는 듯 자연스럽다.


어쩌면 먼 시간이 지나고 더 익숙한 모습으로 어딘가에서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평범한 대학생이 된 한승연은 역시 옳았다. 무대에서 내려온 그들을 더 자주 볼 수 있기를. 언제나 반갑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