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 - 비련
붐붐붐 치키치키니 넌 날 아직도 사랑하고 있어
붐붐붐 치키치키니 지나간 시간들을 떠 올려봐
어떻게 넌 나를 잠시라도 잊을 수 있니
차마 버릴 수 없어서 깊이 간직해온 너의 사진
나를 보며 웃는 널 이젠 태워야만 하는 나를 용서해
니가 날 얼마나 사랑했었는지 니맘 다 알아 난 벌받을거야
다만 내앞의 현실을 위해선 다른 길이 없었어
이런 날 이해한다면서 돌아선 니맘 다알아 부디 잘 돼야해
이말 해주고 보낼걸 그랬어 내가 어디에 있든
넌 내맘속에 있다고
붐붐붐 치키치키니 홀로 비참하게 난 울고 있어
붐붐붐 치키치키니 어쩔수 없이 초라해지겠지
붐붐붐 치키치키니 아마 넌 불행해질지도 몰라
어떻게 날 버린채로 떠날 수 있니
네게서 받은 반지를 돌려주고 오던 그 날밤에
술에취한 니 전활 기냥 끊어야만 했던 나를 용서해
니가 날 얼마나 사랑했었는지 니맘 다 알아 난 벌받을거야
다만 내앞의 현실을 위해선 다른 길이 없었어
이런 날 이해한다면서 돌아선
니맘 다 알아 부디 잘 돼야해
이말 해주고 보낼걸 그랬어 내가 어디에 있든
넌 내맘속에 있다고
넌 내게 물었었지 행복한지 그 대답 니가 알잖아
이제야 넌 나를 알 수 있을 거야
내가 얼마나 잔인한 여잔지
다신 그렇게 날 기다리지 마 이미 난 널 버렸어
니 모든걸
처음 노래를 듣는 순간 바로 욕부터 튀어나왔다.
"쌍년이네!"
헤어질 때 가장 좋은 것은 더이상 미련을 가지지 않도록 해주는 것이다. 아예 깔끔하게 지난 시간과 단절하고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괜한 기대와 아쉬움, 심지어 죄책감으로 더 긴 시간을 자신을 괴롭히며 그곳에 머물러 있지 않도록.
가사를 들어보면 모두 자기 탓이고 자기가 나빠서 그런 것이라면서 결국은 그런 자신을 이해해달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너의 사랑을 알고, 너의 선의를 알고, 그렇기 때문에 너에게 고마워하고, 너를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결국 헤어지자는 것 아닌가. 내가 아닌 다른 남자에게로 가서 그와 행복하겠다는 것 아닌가. 이유야 어찌되었든 나보다 더 좋은 남자가 생겼나는 것이고 그와 함께있는 것이 나와 있는 것보다 더 행복하다는 것이고. 그러면 된 것이지 뭔 말이 이리 많을까? 사람 가지고 노는 것도 아니고.
아마 드라마 리뷰 쓸 때도 이런 부분에 민감한 것을 느낀 사람이 있을 지 모른다. 아주 교활하다. 괜히 자기에게 책임을 물을 것 같으니 자기가 먼저 선수를 치는 것이다. 자기를 원망하고 미워할 것 같으니 그것이 싫어서 자기가 먼저 그것을 차단하려는 것이다. 이렇게 내가 미안해하고 있으니까. 내가 잘못한 것을 알고 있으니까. 그래서 이렇게 괴로워하고 있으니까. 그러니까 그건 네 사정 아니냐고? 내가 화나고 밉고 원망하게 되는 것은 모두 나에게 귀속된 것이다. 나에 의한 나의 감정이고 선택이다. 상대가 아직 자기에게 마음이 있는 것을 알고서 그것을 교묘히 이용한다. 아주 악랄하다. 그냥 악녀다.
사실 두 멤버 모두 내 취향과는 거리가 있는데다 가사가 이 모양이라 그다지 좋아한 노래는 아니었다. 하지만 꽤 인기있었다. 아마 소속사와의 갈등만 아니었으면 상당히 오래갔을 듀오였다. 상당히 미인이고 당시로는 드물게 훤칠하고 늘씬했다. 요즘으로 치면 나인뮤지스가 비슷한 컨셉일지 모르겠다. 나름대로 노래도 괜찮고 춤은 글쎄... 둘 다 전문 춤꾼은 아니었어서. 한 사람이 아마 모델, 한 사람이 아마 작사가 출신이었던가? 누군가 아이돌 가운데 멤버가 이모인 경우가 있었던 것 같은데.
우연히 듣게 되었다. 그리고 겨우 생각났다. 하여튼 히트곡이라는 게 그렇다.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데도 결국 듣게 된다. 굳이 들으려 하지 않아도 어느새 귀에 익게 된다. 그런 가수도 있었구나. 이런 노래도 있었구나. 그리고 심지어 따라부르기까지 하고. 그리고 그 과정에서 또 그때처럼 짜증을 내고. 그나마 지금은 그때보다는 성격이 더 나빠져서 원래 그런 것이라며 비웃고 마는 정도가 고작이기는 하다.
당시 군통령이었다. 하긴 그럴 만도 했다. 그만큼 스타일은 발군이었다. 후속곡은 괜찮았다. 솔직히 데뷔곡보다는 후속곡이 내게는 더 취향이었다. 그래봐야 그런 그룹이 있었다는 사실마저 바로 얼마전까지 잊고 있었지만. 그냥 기억에 떠올랐다. 진짜 마음에 안 드는 가사다. 뭔 짓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