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파트너 - 차라리 솔직한 로맨스...
다음주나 되어야 본격적인 이야기가 진행될 것 같다. 그나마 주인공들이 변호사가 된 뒤에는 재판정에 갈 일도 거의 없이 주변이야기로 거의 채워지고 있다. 그래도 직업이 변호사 쯤 되면 의뢰도 받고 재판도 하는 장면을 양념삼아서라도 집어넣을 텐데. 살인사건과 연루되어 노지욱(지창욱 분)과 은봉희(남지현 분)이 법조계에서도 아웃사이더로 밀려난 것이 성가신 재판신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은 아닌가 의심하게 된다.
재판정씬이 부족한 것을 제외하면 철저히 로맨스의 정석을 따르고 있다. 일단 만났다. 인연이 생겼다. 서로에게 이끌리는 계기가 생겼다. 다가가려다 멀어졌다가 멀어지려다 다시 다가가는 과정 역시 충실히 그리고 있다. 감질날 정도로 서로의 마음이 닿지 않는, 닿았는데도 애써 외면하는 과정들 역시 꽤나 흥미롭게 그려진다. 노지욱의 단정함과 은봉희의 억척스러운 모습은 한국형 로맨스의 정석을 벗어나지 않는다. 은봉희는 노지욱에게 인간적으로 의지하고 노지욱은 은봉희에게 마음으로 의지한다. 불면증으로 고생하던 노지욱이 은봉희와 같이 있으면 잠을 주체하지 못한다.
노지욱 아버지의 죽음과 관련한 비밀이 그 단초를 드러낸다. 어쩌면 노지욱이 불면증에 시달려야 했던 이유가 아니었을까. 잠을 자면 보게 되는 그것을 거부하느라 그런 것은 아니었을까. 노지욱이 묻어두고 있던 기억과 은봉희가 쫓아야 하는 진실이 만난다. 그저 무죄로 풀려났으니 됐구나 생각했었다. 하지만 은봉희에게 살인은 아직 현재진행형이었다. 범인이 은봉희의 주위를 맴돌고 있다. 함께 있을 동기로는 충분하다.
로맨스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법정드라마가 아니다. 법조인 드라마도 아니다. 법정이나 밖에서 법리논쟁하는 장면은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진실을 찾고 거짓을 밝히는 장면 역시 아직까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이제는 여기에 삼각관계까지 더하려 한다. 갈 길도 먼데 여기저기 한눈파느라 - 아니 사실 이것이 본래 목적이고 법정이 오히려 한눈에 가깝다. 솔직하면 그만큼 솔직하게 즐길 수 있다. 지나치지 않게 유쾌하고 부담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