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리의 장어동영상에 대한 쓸데없는 해석...
그러고보면 일본만화 '철냄비짱'에서도 중국요리인 살아있는 잉어튀김을 비판한 적이 있었다. 어차피 잉어튀김이다. 살아있으나 죽어있으나 일단 조리한 방식이 같으면 맛에 차이는 거의 없다. 그냥 신기한 것이다. 그보다는 굳이 살아있는 것을 먹고 싶은 가학성이다. 이만큼 신선하고 색다른 것을 나는 먹고 있다.
배우는 그저 연기만 잘하면 된다. 가수는 그저 노래만 잘하면 된다. 아니 연기 못해도 노래 못해도 그냥 자기가 만족해서 하면 그것으로 그만인 것이다. 비판은 해도 굳이 인간적인 부분에 대해서까지 모욕하고 비하할 필요는 없다. 하물며 개인의 은밀한 사생활에 대해서까지 일부러 들추며 온갖 추측과 상상을 더해서 비난하기를 그치지 않는다. 마치 자기가 대단한 심판자라도 되는 양 사소한 부분들까지 부풀려서는 인간으로서의 존엄까지 훼손하기를 일삼는다. 단지 연예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마저도 연예인이니 기꺼이 감수해야 한다.
어쩌면 설리는 산 채로 석쇠에 올려진 장어를 보며 연예인인 자신의 처지를 떠올린 것은 아니었을까. 그냥 죽은 채여도 되는데. 굳이 살아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하지만 아직 살아 숨쉬고 꿈틀거리는 것을 보며 가학적 만족감을 얻는다. 그저 아직 어리다 할 수 있는 전직아이돌일 테지만 일거수일투족이 관음적이고 폭력적인 대중의 관심에 노출된다. 아마 설리가 에프엑스에서 탈퇴한 이유도 거기서 비롯되지 않았을까. 사실 연예인이라는 건 보통 정신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강지영도 굳이 한국이 아닌 바다건너 일본에서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것일 게다.
어차피 그런 것이 사람일 테니까. 잉어만이 아니다. 장어만도 아니다. 중국에서는 살아있는 당나귀를 묶어놓고 뜨거운 물을 끼얹어 익은 살만 도려내 먹는 요리가 있었다 한다. 살아있는 원숭이를 잡아두고 두개골을 갈라 뇌만 먹는 요리도 있었다. 도저히 그런 게 마음에 들지는 않는데 다들 그러고 있으니까.
설리를 보면 그런 점에서 상당히 불안하기도 하다. 한 편으로 그럼에도 나름대로 거친 방식으로 이겨나가는 것 같아 다행스럽기도 하고. 그 과정을 견디지 못해 많은 이들이 불행한 선택을 하기도 했었다. 실제의 자신과 대중이 바라는 자기 사이의 괴리를 극복하지 못한다. 많이 강해진 듯하지만. 건강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