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청춘시대2 - 진지하지만 사소한 어느 순간의 이야기들

까칠부 2017. 10. 1. 07:30

어떻게 살까? 무엇을 위해 살까? 무엇이 되기 위해 살아야 할까? 하지만 산다는 건 그런 게 아니지 않은가. 지나고 나니 알겠다. 사는 것은 그냥 사는 것이라고. 오늘을 위해서. 단지 지금을 위해서. 무엇보다 나 자신을 위해서. 그 밖의 것들은 그저 거짓말에 불과하다.


재미있지 않은가. 즐겁지 않았는가. 그래서 지금 내가 있고 네가 있지 않은가. 지난 일들일랑 시간속에 흘려보내고 앞으로 다가올 일들은 우연처럼 만난다. 우연이 필연이 되면 그것을 운명이라 부른다. 아니어도 상관없다. 그러니까 내일 군대가는 것이 무슨 상관인가. 기다리다 안되겠으면 헤어지면 되는 것이고, 헤어졌으면 잠시 울다가 새로운 사랑을 찾아나서면 되는 것이다. 헤어질 것이 두려워 사귀지 못한다는 것은 죽는 것이 두려워 살지 못하겠다는 것과 같다. 중요한 것은 지금 여기 내가 무엇을 생각하고 바라고 있는 것인가.


강박처럼 무엇을 바라고, 그 바람과 기대에 자신과 주위를 맞춰가고, 그런 과정에서 원래 목적했던 것이 무엇이었는가조차 잊고 만다. 그런데 사실 나이 먹고서도 그 사실을 깨닫는 사람은 흔치 않다. 대개는 자신의 기대 속에 주위의 바람속에 자기를 맞추며 그것이 충실한 삶이라 여기며 살아간다. 누군가가 기대하는 아버지, 아들, 남편, 상사, 부하, 동료, 친구, 동창 기타등등등등... 참 해야 할 일도 많고 지켜야 할 것들도 많다. 그리고 어느 순간 깨닫게 된다. 과연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온 것인가.


효진이를 위한 배려였었다. 차라리 자기가 거짓말장이가 된다. 자기가 한 모든 말들을 거짓말로 만든다. 자신이 본 것은 사실이었다. 자신이 했던 말은 사실이었다. 그리고 이제 모든 진실을 깨닫는다. 송지원(박은빈 분)이 거짓말장이가 되어야 했던 이유였다. 그러고보니 송지원의 처음 목표가 기자였었다. 오랫동안 잃어버렸던 진실을 비로소 죽음속에 부활하듯 되찾게 된다.


어찌보면 소소하다. 드라마 자체가 소소하다. '청춘시대'가 갖는 진짜 매력이다. 거창한 주제 속에 주인공들의 소소한 일상을 담아낸다. 정예은(한승연 분)은 더이상 남자친구를 자신에 맞추는 것을 그만두려 한다. 자신 역시 더이상 주위의 눈에 휘둘리지 않으려 한다. 조은(최아라 분)는 처음으로 치마를 입었다. 좋지 아니한가. 잠시 어긋났던 길도 아무렇지 않게 원래대로 되돌릴 수 있다. 너무 먼 길을 지나와서 돌아가려 하면 막막해지는 그런 시절은 아직 이르다.


만나고 사랑하고 오해하고 헤어지고 괴로워하다가 잊고 다시 사랑을 찾고. 넘어지고 일어나고 다시 넘어지고 주저앉았다 엉금엉금 기어 또 일어나 것고. 오늘이 전부인 것도 아니고 어제나 내일이 모두인 것도 아니다. 그 과정속에 산다. 직선도 곡선도 아닌 그냥 이어지는 순간의 점이다. 그냥 사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