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매드독 - 반격의 시작... 일까?

까칠부 2017. 11. 23. 07:17

재벌이라고 다 같은 재벌이 아니다. 재벌에도 격이 있다. 하지만 설마 드라마에서처럼 예의도 경우도 없는 경우는 그리 흔치 않을 것이라 여기고 싶다. 당장 재벌 관련 뉴스만 보더라도 그다지 설득력있는 믿음은 아니지만 그래도 자신의 뿌리를 자신할 정도라면 그 정도 소양은 기본이기 때문이다. 당장 주현기(최원영 분)와 차홍주(홍수현 분)만 보더라도 위기에 대처하는 여유와 유연성이 다르다.


힘들게 밑바닥부터 자수성가해서 올라왔다. 그래서 주현기는 최강우(유지태 분)를 아예 무시하고, 차준규(정보석 분)는 증오에 가까운 경멸을 보인다. 어차피 주현기에게 최강우는 자기와 다른 세계에 사는 존재다. 어차피 자기와 얽힐 일도 얽혀서도 안되는 존재다. 반면 차준규에게 최강우는 어제까지 자신이 속했던, 그리고 이용해 왔던 세계에 속해 있는 인물이다. 완전히 자신의 과거와 단절하지 못하는 이상 최강우를 의식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최강우에게, 그리고 그 최강우에 협력한 자신을 위한 수단에 불과했을 보험설계사들의 반격에 몰락의 지경에 놓이고 만다. 어찌보면 아이러니다. 차준규가 무리한 수단을 동원해서 100억이라는 돈을 마련해야 했던 것도 다름아닌 다른 세상의 존재 주현기 때문이었다.


검찰에 대한 묘사가 정말 리얼하다. 요즘 뉴스를 보면서 더욱 확실히 느끼는 것이다. 법과 정의보다 대세를 쫓는다. 눈치를 보며 자기 보신과 출세에만 눈멀어 있다. 어제는 주현기와 손잡고, 오늘은 차홍주의 의도대로 주현기를 압수수색하고, 이번에는 최강우의 제안에 차준규를 구속한다. 과연 차준규 다음은 누구일까? 그래서 주현기의 대응이 기대된다. 최강우는 반드시 자신을 노리려 들 것이다. 미리 예방하거나 아니면 싹을 잘라야 한다. 최강우에게 진짜 적은 어쩌면 차준규가 아닌 주현기일 것이다.


한 차례 위기를 넘기고, 역설적이게도 그 과정에서 주현기의 도움까지 받고, 그리고 최강우의 지시대로 큰 그림을 그린다. 정말 오랜만에 리더가 되었다. 어떻게 차준규와 차홍주의 주위를 조여갈 것인가. 마지막에 치는 것은 주현기일 테지만 그 전에 그나마 만만한 태양생명의 차준규와 차홍주 부녀부터 처리하고 넘어간다. 결정적인 순간 자신들을 좌절시킨데 대한 앙갚음도 있다. 최강우도 최소한 차홍주를 신뢰했었다. 그렇다기에는 차홍주로부터 받은 블랙박스 원본을 주현기에게 보여준 행위는 치졸했지만.


차준규와 차홍주 부녀를 몰아세우는 순간 최강우의 애써 눌러 감출 수 없는 분노가 드러난다. 사실 이것이 주제다. 정의같은 것은 아니다. 그런 모호하고 실체도 없는 무엇이 아니다. 당장 자신이 느끼는 감정이다. 시청자가 공감할 수 있는 실체다. 복수다. 억울하게 죽어간 가족에 대한 복수. 그리고 그 모든 죄를 뒤집어써야 했던 가족을 위한 진실. 어렵게 그 끝이 다가오고 있는 것 같다. 승리할 수 있을 것 같다. 다가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