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기사 - 흔하고 뻔한, 그러나 여전히 인기있는 이야기
신세경이 예쁘다. 아, 서지혜도 예쁘다. 장미희는 여전히 장미희구나.
김래원은 잘생기고 연기도 잘한다. 다만 문수호는 여전히 캐릭터가 없다.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다는 것은 아무 캐릭터도 없다는 뜻이다. 돈많고 매너좋고 잘생기기까지 한 운명의 남자는 인류 역사와 함께한다. 그래서일까? 역시 드라마에서는 주인공 정해라만 보이고 있다.
대부분은 그냥 만남이고 그를 위한 인연이다. 하긴 드라마에 그것 말고 다른 게 있기나 할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이국의 풍경에서 운명의 남자와 만나 꿈과 같은 시간을 보내고, 그리고 꿈에서 깨어났을 때 현실에서 다시 만나게 된다. 그 만남에 어떤 이유가 있는가. 영원의 저주를 살고 있는 두 여자의 이야기는 바로 그 이유를 말해주고 있다.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모든 것이 결정되었다.
참 좋은 친구들이다. 어렸을 적부터 만난 사이인데도 여전히 김영미(신소율 분)와 박곤(박성훈 분)과 친구로 어울리고 있다. 화내고 짜증내고 때로 밀어내면서도 그들은 여전히 친구사이다. 하지만 그들 사이에도 말하지 못한 갈등이 내재되어 있다. 그러니까 이제 2회이고 이들 사이에서 나머지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수많은 이야기들이 만들어지게 될 것이란 뜻이다. 거기에 검사를 사칭했던 사기꾼 최지훈(김현준 분)이 합의로 풀려나서 정해라의 집을 찾는다.
흔하고 뻔한 드라마다. 어릴적 인연에, 전생으로부터 이어진 운명에, 그리고 자신을 고난과 절망으로부터 구원해 줄 백마탄 왕자님에. 더하자면 왕위를 찬탈당한 공주의 이야기도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늘 반복되어도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즐겨찾는 이야기라는 것이다.
주인공이 예쁘다. 예쁜데 큼직하게 아주 많이 자주 다양하게 보이고 있다. 그 이상이 필요할까? 예쁜 사람이 예쁜 사랑을 하고 예쁜 삶을 살고 끝내 행복해진다. 언젠가는 행복해진다. 흔하고 뻔한 결말이다. 그래서 드라마에는 예쁘고 멋진 사람들이 필요하다.
내용은 그다지 기억나는 것이 없다. 아마 크게 중요하지도 않을 것이다. 보기에 좋다. 그것으로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