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라이브 - 경찰이라는 직업을 가진 그저 시민의 비루한 일상처럼

까칠부 2018. 4. 2. 07:55

그래봐야 경찰이란 박봉에 힘들고 위험하고 더럽기까지 한 3D업종이고, 그런 만큼 대부분 경찰들은 우리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평범한 서민들인 것이다. 그만큼 각자 자기만의 힘들고 어렵고 괴로운 사정들이 하나씩은 있다. 그럼에도 단지 직업이 경찰이니까.


경찰로서의 사명감이야 당연히 자기 직업이니까. 어떤 일이든 자기만의 보람을 찾지 못하면 오래 버티기 힘들다. 그리 많은 월급도 아닌데 그저 돈만을 위해 하는 일을 과연 언제까지 어디까지 버티며 할 수 있겠는가. 그럼에도 어쩔 수 없이 감당해야 하는 자기만의 사정이 있고, 어차피 누가 알아주지 않을 테니 자기들끼리 서로서로 도와야 하는 이유들도 있다. 오히려 긴장감을 자아내던 불법성매매조직 수사보다 강남일(이시언 분)과 그 동기들 사이에 누가 징계를 받는가가 더 흥미를 자아냈다. 서로 어렵고 서로 힘들고 서로 고단한데 그래서 동기임에도 서로 비난하고 서로 외면한다. 당장 내가 힘들고 어려운데 무슨 의리고 인정인가.


평범하게 사랑하고, 이혼도 하고, 질투도 하고, 괜히 임신한 아내에게 짜증도 부리고. 그래도 자기 아이인데 마치 족쇄처럼 그로 인해 또다시 뺀질이라는 비난을 듣게 생겼다. 어차피 안다. 남들이 자기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뒤에서 자기를 무어라 부르고 있는지. 그럼에도 그런 모든 것들을 감수해야 하는 이유. 그렇기 때문에 한 번 쯤 원망도 가져보게 되는 이유다. 사회생활을 한다는 것이 그렇다. 집안에서의 책임 만큼이나 사회에서의 책임 역시 중요하게 강조된다. 그래서 많은 직장여성들이 임신을 포기하기도 한다. 그렇게 회사나 동료들이 몰아가기도 한다. 여성직원이 임신하면 그만큼 회사나 동료들이 힘들다.


굳이 경찰이 아니어도 되지만. 그러나 다름아닌 경찰이기에. 물론 양념처럼 그동안 다른 경찰드라마에서도 그런 부분들을 다루기는 했었다. 하지만 대부분 경찰이라는 사회적 기능에만 집중하지 그들 역시 우리와 다르지 않은 평범한 시민임을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그냥 징계가 아니다. 그저 실수로 범인을 놓치고 원칙을 어겨 시민들의 불만을 사는 정도가 아니다. 아무 생각없이 넣은 사소한 민원에도 그들이 딛고 있는 현실이 크게 위협받기도 한다. 그럼에도 그들은 그것이 자신들의 일이기에 어떤 분노와 수모와 모멸과 굴욕에도 이 사회의 주변에서 시민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당연하게만 생각하지 말아달라는 뜻이 아닐까.


잠시의 휴식이다. 마음껏 웃고 떠들며 어울린다. 사랑도 하고 실연도 하고 질투도 하고 싸우기도 한다. 다시 그들이 돌아가야 하는 일상이란 전장이다. 일반인들에게는 비일상의 사회의 주변이다. 경찰인 동료가 범죄와 연관되었다. 차라리 범죄가 선명하고 쉽다. 가족도 동료도 너무 어렵다. 하긴 원래 사는 게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