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키스 먼저 할까요 - 내 마음대로 할거에요

까칠부 2018. 4. 4. 09:27

다른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다. 내가 사랑하는 것이다. 내가 나를 위해 사랑하는 것이다. 어쩌면 누군가를 사랑하는 자신을 더 사랑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 사람을 위한 희생도, 양보도, 배려도 결국은 그를 사랑하는 자신을 위한 것이다. 마지막 순간에 남는 것은 그래서 그 지독한 이기였을 것이다.


이유를 찾는다. 핑계를 댄다. 그러나 결국은 하나다. 진실을 알고 비틀거리면서도 올곧게 하나만을 보고 있다. 그를 사랑한다. 그와 함께 있고 싶다. 그를 위해 아무거라도 해주고 싶다. 결론이 내려지면 이유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행동이 먼저 앞서면 핑계가 바로 뒤에 따라붙는다. 그 사람을 위해서 차라리 지금 존엄하게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고 싶다. 되도 않는 거짓말이었다. 자신의 존엄은 사랑하는 사람의 곁에 있는 것이다.


참 사연들이 많다. 그만큼 지나온 시간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만나고 얽힌 사람과 사정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하나씩 헤치며 나간다. 그럼에도 거침없이 그만큼 이미 고통에는 단련되어 있으니까. 상처에는 익숙해 있으니까. 힘들고 아픈데도 정신을 잃지 않고 한 가지만을 똑바로 바라볼 수 있다. 때로 흔들리고 때로 넘어져도 그럼에도 잊지 않고 한 걸음을 내딛을 수 있다.


사랑하는데 전혀 달콤한 느낌이 없다. 차라리 초반의 어이없이 낙천적인 웃음이 그리워지기까지 한다. 손이든의 철없는 사랑이 그래서 대비된다. 걸리는 것도 거리끼는 것도 없다. 오로지 사랑하는 자신의 감정에만 충실하다. 그래서 더 절절하기도 하다. 그럼에도 사랑한다. 사랑할 수밖에 없다. 축복이며 비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