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단백질 섭취와 관련한 미신...

까칠부 2018. 4. 5. 15:44

조금 어이가 없었는데, 운동으로 살빼기 시작하면서 이것저것 정보를 찾아보는데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주장들이 보이고 있었다. 뭐라더라? 단백질은 한 번에 25g만 흡수되고 나머지는 버려진다던가? 그런데 우습게도 다른 한 편에서는 단백질의 과다섭취로 인한 부작용을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한 마디로 전혀 근거없는 헛소리다.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그대로 인류의 역사는 곧 굶주림의 역사였다. 아주 특수한 일부의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근대 이전까지, 아니 지금 이 순간에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당장 오늘 먹을 것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겨우 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과연 그런 사람들에게 단백질의 양이 조금 많다고 내다버릴 정도로 영양적으로 여유가 있을 것인가. 당장 단백질도 아미노산으로 분해되어 간에서 대사를 통해 포도당과 지방으로 대사된 뒤 에너지로 쓰일 수 있는 소중한 영양소다.


당장 비만이 문제가 되는 이유부터가 탄수화물이든 지방이든 일단 들어오면 가리지 않고 모두 흡수한 뒤 남는 것을 있는대로 쌓아두는데서 비롯된다. 다음에 언제 탄수화물이든 지방이든 필수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기에 어떻게든 먹을 수 있을 때 최대한 쌓아두어 만일의 상황을 대비하는 것이다. 인간만이 아니다. 모든 동물이 그래서 얼마든지 필요한 양보다 더 많이 한 번에 먹을 수 있고 그만큼 몸안에 지방의 형태로 저장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어째서 단백질만은 예외일까. 무엇보다 인간의 역사에서 단백질을 마음껏 필요한 만큼 섭취할 수 있게 된 것이 그리 오래되지 않는다. 


사냥을 해서 짐승을 잡으면 당연히 짐승의 크기 만큼 평소보다 더 많은 단백질을 섭취하게 된다. 그렇다고 매번 사냥에 성공하는 것도 아니고 성공하더라도 충분히 큰 사냥감을 잡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정작 단백질은 인체에서 매우 중요한 영양소 가운데 하나다. 단백질이 부족하면 당장 신체의 대사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러면 짐승을 사냥하지 못하고 사냥감이 작아서 충분치 못하면 과연 고대의 인간들은 어떻게 대처했을까. 당연하다. 당장 먹을 수 있을 때 최대한 먹고 저장해두면 되는 것이다. 다만 단백질은 그 자체로 저장되기보다 간에서 아미노산 형태로 저장되거나 대사를 통해 지방으로 바꾸어 저장되는 경우가 많아 효율은 그다지 높지 못하다. 몸에 부담이 될 정도로 단백질 섭취가 많은 것은 최근에서야 가능해진 일이니 인류의 진화과정에서는 대비할 가치가 없는 완전 예외적 상황일 것이다.


전문가들이 운동중 단백질 섭취에 대해서 하루 세 끼 고루 잘 먹으면 된다 말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하루에 몇 번 씩 정해진 시간에 일정한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 아닌 때가 되어 적절한 양을 섭취하면 알아서 저장해 두었다 필요한 때 쓰게 된다는 뜻이다. 어제 저녁에 먹은 치킨도 그래서 아미노산 형태로 저장되어 있다가 오늘 운동하고 나면 근육으로 이동해서 근육의 재건에 쓰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인류가 지금껏 그 혹독한 환경에서도 지금껏 살아남고 번성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인간만이 아니라 자연은 원래 그렇게 무엇 하나 함부로 버리지 않는 철두철미함으로 생존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었다.


그러면 어째서 이같은 오해가 인터넷상에 퍼지게 된 것인가. 그러고보니 어디선가 하루에 합성되는 근육량의 최대치가 25g정도라는 글을 본 것 같기도 하다. 우연인지 딱 맞아떨어진다. 한 달 내내 운동해도 약물이라도 쓰지 않으면 근육량을 1kg늘리는 것도 무척 힘들다. 전체 섭취한 단백질 가운데 정작 근육을 만드는데 쓰이는 양이 그것밖에 안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몸의 각 부분에서 쓰이는 전체적인 단백질의 양이 몸무게의 0.1%정도다. 즉 몸무게가 65kg이면 65g정도의 단백질은 필수로 필요하다. 근육을 합성하는데 필요한 단백질은 그 밖에 필요한 요구량이다. 그리고 단백질도 에너지로 쓰이는 이상 살을 빼려고 먹는 양을 줄이면 그만큼 단백질을 분해해서 지방과 함께 에너지로 쓰는 탓에 근육이 줄어들기도 한다.


내가 아무리 열심히 운동해도 근육이 크게 나오지 않는 가장 큰 이유. 살빼는 것이 첫째 목적이니 먹는 양을 너무 줄여서 정작 근육도 지방과 함께 빠지고 있는 중이다. 내가 하는 운동은 그 과정에서 근육의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예방조치 이상은 아니다. 그래도 그 와중에 기립근이 강해지면서 허리도 좋아지고 대퇴사두근이 튼튼해지며 무릎도 괜찮아지고,, 게임하느라 비틀린 팔꿈치 손목도 많이 나아진 상태기는 하지만.


오히려 인터넷을 통해 많은 정보를 얻아 보니 정보의 가치에 대해 더 많이 고민하게 된다. 항상 사람들이 하는 말이 옳은 것은 아니다. 다수의 사람이 주장한다고 항상 그 말이 정확한 것도 아니다. 역시 판단은 자신이 해야 한다. 역시 사람은 하루 세 끼 잘 먹는게 중요하다. 공부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