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법변호사 - 마침내 드러나는 안오주라는 거악, 어려운 싸움이 시작되다

역시 그렇게 쉽게만 가지는 않는다. 그래서 안오주를 시장에 당선시키고 있었을 것이다. 기성시장으로서 더 큰 권력을 손에 넣은 안오주를 상대해야 한다. 우형만이 가지고 있던 증거도 우형만의 인간적인 약함으로 인해 안오주에 의해 모두 불타버리게 된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차문숙 판사와 봉상필의 어머니 최인애가 원래는 친구사이였었다. 하재이 역시 그동안 진심으로 마음을 주고 있었다. 하긴 차문숙을 안마하는 안마사가 사실은 안오주가 심어둔 사람이었다. 뒷모습 때문에 착각했다. 그래도 수상쩍었던 만큼 확실한 정체를 드러냈다. 오랫동안 차문숙을 보필해 온 남순자(염혜란 분) 또한 딸이 그를 넘는 것을 보고 싶은 엄마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 어릴 적 장난도 치던 친구의 아들이 적이 되어 돌아오고, 딸처럼 아끼던 하재이는 선전포고를 해 온다. 그래도 지켜야만 하는 것이 차문숙에게는 있다.

작위적이기는 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원래 현실이 그런 것이다. 당장이라도 안오주를 죽여야겠다. 죽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자기에게는 총이 있었다. 그 총을 들고 안오주를 찾아갔다. 안오주를 궁지로 몰 증거들은 그래서 아무 생각 없이 자기 차에 남겨두고 있었다. 그리고 아무리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어도 그렇게 오래 지속적으로 고통을 가하면 대부분 어쩔 수 없이 굴복하게 된다. 쉽지 않은 상대다. 증거가 모두 사라졌으니 더 힘든 상대가 되었다. 지금껏 그저 바닷가 건달 출신에 차문숙의 하수인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 스스로 시장이 되면서 봉상필이 상대해야 할 적으로서 그 실체를 갖추게 된다. 차문숙을 응징하기 전에 먼저 안오주부터 넘어서야 한다.

어쩌면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남은 증거는 아무것도 없이 뒷세계의 폭력과 밝은 세계의 권력을 모두 손에 틀어쥔 안오주를 상대해야 한다. 그래도 봉상필과 악연으로 엮인 검사가 기성으로 내려와서 그를 겨누기 시작했다. 법따위 상관없는 뒷세계의 싸움과 법에 근거한 밝은 세계의 싸움이 기성을 중심으로 치열하게 뒤엉킨다. 그러니까 과연 어떻게 봉상필과 하재이는 그런 안오주를 넘고 차문숙에게 닿을 수 있을 것인가. 그래도 우형만의 연락으로 어머니가 귀국하며 하재이는 오랜동안 헤어졌던 어머니와 다시 만났다.

하여튼 최민수는 이래서 안된다. 뭔 배역을 맡든 자기가 다 먹어 버린다. 능글맞을 정도로 박력과 존재감을 드러낸다. 그저 찌질한 똘마니 하나에서 어느새 차문숙까지 노리고 있는 거물로, 거악으로. 그렇다고 이혜영이 만만한 배우는 아니다. 악역이 더욱 악역같아서 더 흥미가 깊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그래봐야 현실의 대한민국에 비하면 상당히 건전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왜 이리 떠오르는 지난 이야기들이 넘쳐나는가.

대한민국의 축소판이다. 폭력과 돈과 언론과 법이 서로 결탁하여 지배하고 있는 현실이다. 검찰이 범죄자를 돕고, 금융권이 금융사기를 주도하고, 법은 그들을 무죄로 방면한다. 어디 다른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허구에나 등장하는 허무맹랑한 이야기도 아니다. 그래서 더 흥미로우면서 짜증나기도 한다. 재미있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