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뒤에 테리우스 - 돌아온 테리우스, 고애린 달리다!
그럼 그렇지. 아무리 돈받고 글쓰는 프로작가인데 그렇게까지 허술할 리 없다. 함정이 숨어 있었다. 딱 오해하기 쉬운 함정이다. 그리고 친절하게도 바로 다음회에서 힌트까지 보여준다. 어째서 권영실은 그토록 확신을 가지고 김본을 배신자라 여기며 악착같이 뒤쫓고 있는 것일까? 그러니까 비밀조직의 숨은 배후가 장관과 권영실을 만나는 옆방에서 국정원장도 혼자 술을 마시고 있었다는 것이다. 호송차량 폭파 직전 권영실은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고 김본은 공교롭게 누군가로부터 도움을 받았다.
작위적이지만 극적 긴장을 위해 필요한 장치다. 심은하가 우연히 침대를 갈다가 아이들이 가지고 놀다 잃어버린 진용태의 usb를 찾고 바로 직전 냉장고에 붙여져 있던 도청스티커를 찾아 테이블에 붙여 놓는다. 그리고 우연히 진용태의 운전기사가 수신기를 조작하다가 심은하가 고애린에게 건 전화를 엿듣는다. 심은하를 만나기 위해 달려가는 고애린과 심은하로부터 증거를 회수하기 위해 달려가는 킬러 케이, 그리고 김본은 앞으로의 싸움을 위한 준비를 한다. 누가 먼저일까? 누가 더 빠를까? 심은하는 과연 아무일 없을 것인가? 반격을 위한 가장 확실한 무기가 바로 심은하의 손에 들려 있다.
제주도에서의 일상은 평화롭다. 지금까지의 일들이 마치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그저 아무렇지 않게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평범한 일상를 누리고 있었다. 물론 아무일 없었던 것처럼 되지는 않는다. 그것이 어둠속에서 김본이 해 온 일이었다. 그림자에 가린 국정원의 일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것도 아닐 수 없는 일이 되었고 그들은 다시 돌아온다. 그저 아파트 계약을 위해 서울로 돌아온 고애린도 다시 사건에 휘말린다. 그들은 다시 이전의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고작 같은 아파트 주민들의 가십거리일 뿐이다. 진실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제멋대로의 오해와 착각을 사실처럼 떠벌리는 소재에 지나지 않는다. 당연히 살아있을 것을 알았기에 김본이 돌아온 것에 대한 놀라움은 그리 크지 않다. 다만 누군가 이미 진용태를 빼돌렸고 다기 배후의 하수인과 만난 자리에서 진용태는 의미심장한 말을 한다. 제대로 살고 싶다. 이전 김본과 함께 있을 때 했던 말들을 떠올린다. 이 또한 결말을 위해 준비한 작가의 장치일까?
다른 곳도 아닌 청와대다. 배후가 있던 곳은 대한민국을 움직리는 권력의 심장부인 청와대였었다. 언제부터인 것일까? 어디까지 세력을 뻗친 것일까? 수많은 음모 속에 어쩌면 마지막 진짜 싸움이 준비된다. 해피엔드를 믿는다. 현실이 아무리 어둡고 우울해도 지금까지 보여준 유쾌한 일상의 코미디들은 그런 기대를 가지게 한디. 그리고 그들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 그것을 미리 보여 준 것은 아닐까. 아쉽다. 끝날 시간은 다가오고 있다. 아직은 멀었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