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지심이 닿다 - 참을 수 없는 유인나의 사랑스러움

까칠부 2019. 2. 7. 05:52

로맨스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다름아닌 사랑하고 싶은 주인공일 것이다. 시청자가 사랑하고 싶고 사랑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혹은 자신이 되고 혹은 상대가 되어 사랑하고 싶고 사랑하는 것을 보고 싶다. 나머지는 단지 그를 위한 장식이고 양념에 지나지 않는다.

 

어느 정도 설정이 허술하고 내용이 부실한 것도 그래서 용납될 수 있다. 늘 보던 흔하고 뻔한 이야기인데도 새삼 몰입해서 볼 수 있는 이유다. 사랑스럽다. 사랑하고 싶고 그래서 사랑하는 모습이 보기 즐겁다. 웃고 있으면 기쁘고 울고 있으면 안타깝고 그래서 함께 화내고 함께 안달하며 행복하기를 응원한다. 그런 맛이다. 로맨스라는 것은. 사랑할 수 없다면 로맨스란 그저 진부한 사랑타령에 지나지 않는다.

 

정말 흔하고 뻔한 이야기다. 작위적이고 억지스럽다. 그런데 빠져든다. 아무 생각없이 TV를 켜고 그대로 채널을 고정시키고 만다.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손발이 오그라드는 이야기를 아무렇지 않게 끝까지 보고 있었다. 내가 남자인 이동욱을 사랑하거나 할 리 없으니 결론은 하나다. 유인나가 사랑스럽다. 처음부터 끝까지 목소리부터 표정 하나 몸짓 하나까지 그저 사랑스럽다. 어떻게 해야 사람의 관심과 호감을 끌어낼 수 있는 지 마치 타고난 듯 보여준다. 원래 천연덕스러운 성격인 것은 알고 있었다. 민망할 정도로 노골적인 발연기 연기마저 귀여워 보일 정도라면.

 

그러고보면 내가 여배우들에 이끌리게 되는 것도 대부분 로맨스를 통해서다. 사랑하고 싶고 사랑하는 것을 지켜보고 싶은 너무나 사랑스러운 모습을 통해서다. 그래서 어느새 여배우들을 사랑하게 된다. 다만 그 순간 뿐이라 할지라도. 언젠가 식고 말 변덕스런 감정이라 할지라도. 원래 배우와 관객의 사이란 그런 것이니까. 그래서 이 드라마가 좋다. 보고 있는 자신이 그저 즐겁고 행복하다.

 

로맨스를 만드는 법을 안다. 로맨스를 보여주는 법을 안다. 작가도 감독도 하나같이 모두 영리하다. 배우들도 자신의 매력을 보여주는 법을 안다. 다른 건 무시한다. 그리 크게 의미도 없다. 재미있다. 다만 다음주 시작하는 드라마가 제법 되어서 어떨지는 모르겠다. 아직까지는 좋다. 이번주 아주 허탕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