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메트리 그녀석 - 성장하는 능력, 밝히고 싶은 비밀
세세한 사건이나 구구한 사정따위 일단 뒤로 하고 핵심 키워드는 둘이다. 하나는 이안의 사이코메트리가 성장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윤재인에게 이안이 읽어주었으면 하는 비밀이 있다는 것. 과연 강성모가 그동안 윤재인을 뒤에서 지원하고 이안으로 하여금 윤재인의 기억을 읽도록 하고 싶은 이유는 무엇인가. 그리고 비로소 이안은 그동안 읽지 못하던 강성모의 기억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차라리 학원물이었으면 괜찮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 안에서 일어난 소소한 사건들이 사이코메트리와 얽히는 방식이었다면. 하지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순간 학교에서의 에피소드들은 구구해졌고 그냥 흘려보내도 좋은 지루한 서론처럼 여겨지게 되었다. 다만 이를 통해 윤재인은 이안의 능력을 알게 되었고 이안과 가까워질 계기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하지만 다른 방식이었어도 좋지 않았을까.
아무튼 나 자신의 문제인지 드라마의 문제인지 내내 영 집중해서 보기가 힘들었다. 새롭지도 않고 특별하지도 않다. 이안의 사이코메트리 자체에 대한 흥미도 어쩐지 크게 일지 않았다. 다만 속내를 알기 힘든 강성모의 연기가, 정확히 김권의 연기만큼은 무언가 흥미를 자극하는 것이 있었다. 어쩌면 강성모의 캐릭터에 모든 비밀이 감춰져 있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이마저 너무 뻔할 수 있다.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시작되면 조금은 달라질까. 서로 얽혀 있는 것들, 꼬여 있는 것들, 그리고 아직은 감춰져 있는 많은 것들에 대해서. 이안의 능력도 성장하고, 강성모나 윤재인이나 이안의 능력을 필요로 하는 절박함이 있다. 그 절박함이야 말로 드라마가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이기도 하다. 역시 스릴러는 스릴러답게. 시청자는 그렇게 인내심이 강하지 않다. 해야 할 일도 봐야 할 채널도 많다.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