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본드 - 너무나 익숙한 그래서 지겨운...
언제적 린다 김일까? 벌써 한 세기 전의 일이다. 하긴 요즘 TV드라마의 주시청층에게는 생소한 이야기인지도 모르겠다. 하필 차세대전투기 도입사업이라는 점도 그냥 이제는 지겹기만 한 그 오랜 이야기를 다시금 떠올리게 만든다. 그를 컨셉으로 한 드라마가 도대체 몇 편이었을까?
너무나 무능하고 부패하기까지 한 정부와 기관이라는 것도 이제는 식상하기만 하다. 어째서 꼭 이런 류의 드라마에는 정치이야기가 빠지지 않는 것일까. 더구나 전에도 썼듯 테러의 목적이라는 것도 설득력 없기는 마찬가지다. 차라리 정치와 상관없이 테러로 인한 희생자 유가족인 주인공과 우연히 어울리며 다수의 베테랑 요원들이 팀플레이라는 하는 쪽이 시너지가 있지 않을까. 하지만 역시 주인공 한둘이 영웅적인 활약을 하는 쪽이 제작의 편의성 면에서 더 유리하기는 하다.
주연이 다른 사람도 아닌 이승기와 배수지다. 그만한 이름 값이면 그만큼 TV화면을 꽉 채워 보여주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스턴트맨이라는 설정에 이은 화려하고 역동적인 아크로바틱 액션은 확실히 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거기까지. 액션과 액션 사이가 너무 길고 지루하고 의미없이 이어진다.
한 마디로 그냥 재미없다는 이야기다. 너무 익숙한 이야기인 때문이다. 너무나 익숙한 설정들과 전개들인 때문이다. 대사들마저 어디선가 들어본 것만 같다. 드라마를 너무 많이 보아서인가. 아니면 만화를 너무 많이 읽어서인가. 전형적인 캐릭터와 연기, 그리고 연출들, 다만 액션만큼은 볼 만하다. 그것만으로는 너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