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지 않은 복근운동 - 벤치 레그레이즈

얼마전 강경원 선수의 유튜브 채널을 보다가 배우게 된 복근운동이다. 솔직히 초급자용은 아니다. 아니 복근운동 자체가 아직 코어의 힘이 충분히 길러지지 않은 초급자들이 하기에는 허리에 부담이 너무 크다. 당연한 것이 복근운동을 하려면 허리를 당겨서 굽혀야 하는데 그러면 자연스럽게 기립근이 신전되며 척추도 따라서 말리게 되는데 이 상태에서 힘의 방향이 조금만 어긋나도 척추에 바로 데미지가 가해질 수 있다. 윗몸일으키기가 허리에 안 좋다는 이유이고, 레그레이즈가 부상의 위험이 높다고 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물며 이 동작은 허리가 아예 허공에 떠 있게 된다.

사실 처음 시작한 것은 터무니없는 착각에서 비롯되었었다. 누워서 하는 레그레이즈가 허리가 신전하고 굴곡하는 과정에서 무리가 가해지기 때문이니 아예 허리가 땅에 닿지 않고 허공에 떠 있으면 더 낫지 않을까. 허리가 땅에 닿는 자체가 문제가 아니었는데 운동하느라 산소가 부족했던 때문인지 문득 그런 말도 안되는 생각을 하고 말았다. 그리고 첫 동작을 하는 순간 깨달았다. 이름은 레그레이즈지만 다리를 올리고 내리는 것이 아닌 벤치에 누워 다리를 허공에 띄운다는 자체에 이 운동의 핵심이 있는 것이다. 바로 그것이 코어의 역할이 복근이 존재하는 이유다. 그래서 이 운동이구나.

원래 코어란 몸의 중심과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근육이다. 걷거나 뛸 때 잠시 한 발로 서거나 두 발이 모두 공중에 떠 있게 되면 그때 중심을 잡아 넘어지지 않도록 해주는 것이 바로 코어인 것이다. 버스가 감자기 멈추거나 출발했을 때도, 혹은 돌투성이 산길을 비틀거리며 걸을 때도 역시 코어가 먼저 긴장하며 몸의 중심을 잡아주면 비로소 하체를 움직여 한결같은 자세로 서있거나 걸어갈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그런 코어가 허공에 다리를 매달고 공중에 떠 있다. 조금만 힘을 빼면 아래로 다리가 떨어지는 상태에서 오로지 코어만으로 버텨야 하는 상황이 만들어진다. 복직근이 강하게 다리를 당기면서 코어 전체로 버텨야 하는 그 느낌은 설명과 달리 하복부를 넘어 명치까지 강한 긴장으로 이어진다.

말 그대로다. 그래서 강경원 선수도 하복부 운동이지만 하기에 따라서 복근 전체에 자극을 줄 수도 있다 말했던 것일 게다. 사실 다리를 올리고 내리는 동작은 상체를 올렸다 내리는 동작과 마찬가지로 복근보다는 대퇴직근이나 장요근 등 상하체의 굴곡을 책임지는 근육들이 더 많이 쓰이게 된다. 복근운동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가지는 가장 큰 착각이다. 복근의 역할을 배를 당겨서 굽히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배를 더 단단히 버틸 수 있도록 해주는 데에 있다. 그냥 다리를 올렸다 내리면 당장 하체와 붙어 있는 하복부에만 자극이 가지만 다리 전체를 복부로 버티며 내리고 올리면 복근 전체에 자극을 줄 수 있다. 그래서 코어가 약하면 할 수 없는 운동이다. 그전에 코어에 힘이 빠져 다리가 내려가거나 아니면 버틸 힘이 부족해 바로 올리고 내리는 동작밖에 할 수 없다. 그래서 나 역시 처음 착각으로 시작한 것이기도 하다.

굉장히 자극이 강하다. 특히 다리가 벤치 아래로 내려가면 복근 전체가 당겨지는 자극은 이대로 복근이 찢겨지는 것은 아닌가 싶을 정도로 강하다. 그래서 강력 추천. 더불어 다른 프리웨이트 운동을 할 때도 도움이 되는 것이 운동의 요체가 바로 코어로 버티는 데 있기 때문이다. 복근 운동이 아닌 코어운동이다. 특히 전면의 코어 전체를 활성화하며 상하체를 이어주는 운동인 것이다. 복근보다는 복부 전체의 전면의 코어에 자극을 줄 수 있는 기능성 운동이기도 한 것이다. 다리를 완전히 벤치 아래로 내려서 운동해주면 장요근에도 도움을 준다. 최근 복근운동으로 가장 강추하는 운동이다. 그냥 경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