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과 운동

2분할에서 3분할로 바꾸고 느끼는 장단점

까칠부 2020. 8. 14. 21:11

확실히 일 그만두고 놀고 먹으니 무게가 금방금방 올라간다. 다만 데드리프트는 스쿼트 다음에 하는 탓에 스쿼트로 하체 힘 다 빼 놓은 상태에서는 아무래도 힘에 부치는 것을 느낀다. 특히 스쿼트 제대로 먹은 날은 대둔근과 대퇴이두의 힘까지 함께 빠져서 평소 들던 무게도 못들 때가 많다.

 

아무튼 일 그만두고 집에서 노는 김에 3분할로 바꾸고 나니 딱 이주일만에 장단점이 바로 몸으로 느껴진다. 첫째 시간의 여유가 생겼다. 2분할 때는 3분할로 할 운동을 이틀에 나눠 하다 보니 아무래도 운동시간이 길어진다. 대략 근력운동만 2시간 동안 하는 탓에 유산소운동을 추가로 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럴 힘도 남아있지 않고 시간도 빠듯하다. 그냥 스트레칭만 조금 하고 바로 프로틴 들이키고는 물받아서 몸부터 담근다. 아니면 하루종일 운동만 해야 한다. 처음 막 운동 시작하던 무렵에는 웨이트 2시간, 등산 2시간으로 진짜 하루종일 운동만 하던 때도 있었다.

 

그런데 이틀에 나눠 하던 운동을 사흘동안 나눠 하니 시간에 여유가 생긴다. 더구나 운동시간이 줄어든 만큼 쉬는 시간을 더 타이트하게 가져가니 한 시간 근력운동 마치고 유산소운동에도 시간을 할애할 수 있게 되었다. 집에서 3분만 나가면 개천가에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 있다. 한 500미터 달려가면 딱 내가 원하는 스트레칭용 운동기구가 설치된 장소가 나온다. 하늘걷기와 파도타기, 허리돌리기가 그것이다. 하늘걷기는 장요근과 반막양근, 반건양근 스트레칭용, 파도타기와 허리돌리기는 코어와 광배근을 풀어주는데 유용하다. 그리고 다시 500미터를 달려오면 한 시간 반 이내에 근력운동과 유산소운동을 모두 끝내고 따뜻한 물에 몸을 푹 담글 수 있다. 확실히 달리는 게 효과가 좋다. 러닝머신이 아니라 실제 야외에서 달리는 느낌이 다르다. 이 좋은 걸 지금껏 왜 몰랐을까. 일이 힘들었으니까.

 

다만 회복이 많이 늦다. 온전히 하루를 쉬는 것에 비해 매일의 운동시간을 줄이는 대신 쉬는 날까지 운동하고 나니 온몸에 피로가 그대로 누적되어 있는 것을 느낀다. 다시 일을 시작하면 5x5세트를 3x3세트로 줄여야 할 지도. 참고로 말이 5x5세트지 본세트 들어가기 전 워밍업에 본세트 끝나고 드롭세트로 쿨다운하는 것 다 포함하면 그냥 바벨운동만 해도 충분할 정도의 세트수가 나온다. 스쿼트하고 나면 데드리프트 할 힘이 안 남는다니까. 미는 운동 위주의 전면운동하고 난 뒤에 삼두근운동까지 마치고 나면 무게도 안나오는데다 손이 덜덜 떨릴 정도가 된다. 그동안은 잘도 2분할로 버티고 있었던 셈. 취직하고 일 강도 봐서 세트수는 조정해야 할 듯하다. 달리기는 계속한다.

 

생각보다 괜찮다. 일단 하는 운동은 바벨위주의 스쿼트, 데드리프트, 벤치프레스, 밀리터리 프레스, 바벨 로우, 풀업, 인버티드 로우, 바벨컬, 삼두용 딥스다. 다른 사람들과 달리 데드리프트를 하체에 넣고, 팔운동안 바벨컬과 딥스는 각각 당기는 운동과 미는 운동에 함께 포함시킨다. 등운동이 당기는 운동이고 전면운동이 미는 운동이다. 역시 바벨 로우에 인버티드 로우까지 마치고 나면 바벨 컬 무게가 10kg는 줄어드는 것 같다. 복근운동은 않는다. 시간아깝다.

 

어쨌거나 그래서 문제가 술마시는 회수가 다시 절반으로 줄었다는 것이다. 운동하고 술마시면 간에 안 좋다 해서 운동하는 날은 술을 마시지 않는다. 그런데 3분할은 일주일 가운데 일요일 하루만 운동을 쉬게 된다. 지난주 사 온 막걸리가 지금도 냉장고에서 냄새를 풍기고 있는 중이다. 다시 술을 줄인다. 좋은 것인지는. 건강해지고 있다. 놀아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