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닥터스톤이 박무직 만화였구나

까칠부 2021. 4. 24. 18:20

일본만화 닥터스톤이 국내에 정식발매되고 있지 않은 이유가 박무직 때문이란다. 바로 이해해 버렸다. 나도 boichi가 박무직이란 사실을 기억해내고 보기를 그만두고 있었으니.

 

다른 것 다 떠나서 박무직 만화는 재미가 없다. 그냥 스토리를 못 쓰는 것을 떠나서 만화를 재미없게 그리는데 탁월한 재능같은 걸 느낄 때가 많다. 어째서 작가에게 자의식이 지나치면 작품이 재미없어지는가 보여주는 산 증인이라고나 할까.

 

평소 박무직의 언행과도 일치하는 부분이다. 자신을 원리화한다. 원리와 자신을 일체화한다. 그를 통해 자기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그것을 과시하고자 하는 동기가 있다. 어이스턴트에 대한 착취나 비인간적인 폭력 등도 그런 연장에 있을 것이다. 그마저도 박무직답게 딱 자신을 과시하는 방식으로 어시스턴트를 괴롭히고 있었으니.

 

대충 작품의 시놉시스를 보고 있으니 박무직이 얼마나 자아도취에 빠져 만화를 그렸을 지 저절로 머릿속에 그려진다. 그런 게 또 점프시스템과 어울리기도 하고. 점프 만화들이 인기있는 이유가 그런 주인공들의 유아적인 자아도취에 있을 테니까. 점프시스템에 갈수록 흥미를 잃어간 이유다.

 

좀 적당하면 좋은데. 지나치게 자의식이 강하고 그것을 드러내려 애쓰다 보니 자기를 공격하는 이들에 대한 적개심도 그만큼 대단하다.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혐한만화가라던가?

 

아무튼 내가 가장 싫어하는 유형이라 할 수 있다. 그림도 꽤 잘그린다지만 살아있는 인간이라기보다는 피규어의 그것과 같은 질감을 느끼게 만드는 미묘한 스타일이다. 역시 작가의 자의식을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자기가 잘그리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그림을 그린다. 만화를 위한 그림이 아니라 역시 자신을 드러내는 수준이다. 일본에서는 좀 나아졌을지.

 

그냥 오랜만에 떠올랐다. 만화를 어떻게 하면 이렇게 재미없게 그릴 수 있는 것일까. 윙크 시절부터 그렇게 인상적이었다. 작품은 강요하는 게 아니라 소통하는 것일 텐데. 그래도 일본에서는 잘 나간다니 잘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