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카포트 뉴브리카 2020에 만족하며
원래는 에스프레소 머신을 사려 했었다. 워낙 커피를 좋아하는 터라. 특히 진한 커피를 좋아한다. 액상 더치커피로는 도저히 그 맛이 나지 않는다. 에스프레소 액상은 쓸데없이 비싸기만 하다. 그렇다고 믹스커피를 진하게 타면 되지 않느냐? 그 맛이 아니라니까. 하지만 관리할 자신이 없다. 매일 11시간씩 일하는데 평일에 자느라 과연 커피를 내려먹을 시간이나 있을까? 그래서 다시 모카포트로 돌아간다. 그런데 또 가스렌지를 인덕션으로 바꿔 놨네?
그래서 전에 쓰던 모카포트 브리카는 버렸다. 일도 바쁘고 몸도 피곤하고 더구나 인덕션까지 들여 놓으니 한 1년 쓸 일이 없어서 알미늄이 그냥 썩어 버렸다. 하얗게 녹이 슬어 있는데 이거 녹 제거하고 써볼까 하다가 깔끔하게 포기. 안에 바퀴벌레까지 들어가 죽어 있더라. 그래서 인덕션 되는 모델을 알아보다가 압력추나 밸브도 없고 스테인레스 제품은 맛도 흐리다 해서 결국 다시 모카포트 뉴브리카 2020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모카포트야 전처럼 한 1년 썩혀두지 않으면 관리하는데 크게 어려움이 없다.
그런데 브리카 있었어도 그냥 뉴브리카 사는 게 나았을 뻔했다. 맛이 다르다. 일단 크레마가 다르다. 브리카는 크레마가 살짝 나오다 흩어지는 느낌이었다면 뉴브리카는 커피가 한참 식은 뒤에도 크레마가 상당부분 유지된다. 맛도 뭐랄까 좀더 묵직하다 해야 하나? 커피의 쓴맛과 신맛이 한 데 농축된 듯 진하고 무겁게 느껴진다. 고작 2잔 분량의 커피가 조금씩 입술을 적시며 마셔도 전혀 아쉽지 않다. 커피를 많이 마신다. 브리카는 4잔 분량을 한 번에 받아 마셨었다. 핫플레이트까지 7만원 넘게 쓴 보람이 있었다.
커피를 좋아한다면 강추. 뒤늦은 추천글이 되겠다. 지금도 뉴브리카로 한 잔 내려 먹으며 글 쓰는 중. 사는 김에 원형필터도 잔뜩 사서 미분도 제거해서 먹고 있다. 이런 문명의 이기가 또 있었구나. 맛이 한결 더 깔끔해지니 커피의 맛이 제대로다. 수프리모도 잔뜩 사 놨는데. 이건 회사 가서나 먹어야겠다. 아니면 역시 자고 일어나서 시간 없을 때 대충 타먹거나. 이런 때 기분이 참 좋다. 돈 쓴 보람이 있다. 돈 버는 보람이기도 할 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