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육체노동과 조상님 생각, 나의 신체구조에 대해

까칠부 2022. 5. 15. 05:59

요즘 나는 새삼 내 조상들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중이다. 얼마나 편하게 살았던 것일까?

 

나는 손가락이 짧다. 더구나 손가락이 가늘기까지 하다. 손톱도 약하다. 오래전 노홍철이 하하와 캔따기 내기를 했을 때 그의 패배를 예견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손톱밑살이 너무 약해서 손톱만으로 캔을 따는 게 무리다. 노홍철식으로 캔을 따면 내 손톱은 바로 너덜너덜해진다.

 

운동을 하면서 더욱 느낀다. 힘은 부족하지 않다. 지구력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자잘한 노동을 위한 손가락과 손, 그리고 전완근은 진짜 쓸데없이 약하기만 하다. 

 

항상 손가락과 손등에 고통을 느끼는 이유일 터다. 몸을 쓰는 일을 하니 짧고 가는 손가락이 바로 패널티가 된다. 손톱이 약한 것이 그나마 손에 힘을 주는 것에 방해가 된다. 그러면서 달리기 한 번 않고도 3킬로미터를 그냥 뛰고, 어쨌거나 천천히 무게를 늘려나가는 현실을 어찌 설명할 것인가.

 

경주 김씨의 조상이 스키타이라는 세간의 설이 있었다. 최소한 흉노족일 것이다. 노동하는 계급이 아니었다. 칼들고 싸우는 계급이었다. 이후로는 글줄이나 읽고 아는 체 하는 선비가 주류였다. 그래서였는가?

 

조상 가운데 노동자가 없었다. 아니 할아버지 때부터 노동자였을 것이다. 그래서 약하다. 아버지도 그로 인해 꽤나 곤란을 겪어야 했었다. 힘을 쓰기에, 힘을 반복해서 사용하기에 신체구조가 적절치 않다.

 

프레웨이트 무게가 늘어갈수록 느끼게 되는 것이다. 나는 힘을 쓰는 일에 적합한 신체구조를 타고나지 않았다.

 

그래서 더 안타까운 부분. 나는 먹고 살려면 육체노동을 해야 하는데. 조상님 탓이다. 항상 느끼는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