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더 뱅커 - 강삼도와 이해곤과 한수지의 대한은행

까칠부 2019. 5. 16. 11:47

주위를 보면 애국자가 참 많다. 입만 열면 나라걱정이다. 비분강개하여 애국심이 부족한 다른 사람을 탓하기도 한다. 그래서 과연 그들이 말하는 애국이란 무엇인가. 그들이 그토록 사랑하고 걱정하는 국가란, 국민이란 어떤 존재고 의미인가.


당연히 대한은행의 행장으로서 강삼도 역시 대한은행을 사랑하고 있었을 것이다. 이해곤 부행장 역시 대한은행을 걱정했기에 그동안 강삼도 회장과 맞섰던 것이었다. 하긴 이완용도 대한제국을 위해 그같은 결정을 했었을 것이다. 매국노로 이름높은 이용태 역시 불과 몇 년 전까지 을사조약에 반대하다 유배까지 갔던 인물이었다. 고종의 자기 나라에 대한 걱정은 수탈에 반발하는 백성들에 대한 잔혹한 진압으로 나타났다. 결국은 고비에서 그 실체가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그들이 사랑하고 걱정한 대한은행이란 과연 무엇이었는가.


그래서 한 편에서 한수지 부행장의 고민이 대비되고 있는 것이다. 이해곤보다 먼저 강삼도에 의해 합병된 새로운 대한은행의 초대행장을 약속받고 있었다. 이대로 강삼도가 시키는대로 따르기만 하면 자신이 그토록 바랐던 대한은행의 행장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이 알고 있는 대한은행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고 있지 않으면 안된다. 합병이라지만 사실상 이름과 시스템만 남는 흡수였다. 대한은행의 모든 인력과 시설은 정리의 대상이 되고 마는 것이었다. 그런데도 참고 따라야 하는 것인가.


굳이 고종을 예로 들었던 이유였다. 내가 곧 대한은행이다. 대한은행은 자신의 소유다. 그래서 차라리 자신의 지위가 흔들리느니 대한은행 자체가 사라지는 것이 낫다. 대한은행이 사라져도 이름만 남아 있으면 자신의 이름 역시 대한은행 행장으로 남게 된다. 그래서 대한은행을 이용해서 차명으로 토지를 구입하고 그를 통해 사익을 추구하는 것도 당연했던 것이다. 마찬가지로 이해곤 역시 자신이 장차 행장이 될 대한은행을 걱정했던 것이었기에 행장 자리만 약속된다면 얼마든지 강삼도와도 함께 할 수 있다.


다만 아쉽다면 대한은행과 명성은행의 합병에 반대하는 주장과 논리들이 상당히 빈약하다는 점일 것이다. 어째서 행원들은 합병에 반대하고 그를 사람들에 알리려 하는가. 심지어 감사실 직원들의 동기와 목적마저 불명확하다. 강삼도 행장의 비위를 밝히고 처벌하기 위해서? 설마 그럴 리 없잖은가.


가장 큰 문제가 그것이다. 강삼도가 다른 의도로 합병을 추진하려는 건 알겠는데 노대호의 논리가 너무 빈약하다. 왜 합병에 반대하고 합병을 막으려 하는가. 구체적인 이유는 한수지가 가지고 있다. 근거도 논리도 없는 선의는 그저 망상이고 아집이다. 아쉬운 점이다. 과연 한수지의 선택은 무엇일까. 오늘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