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위안부 협상 타결 - 노인을 공경할 필요 없는 이유...

까칠부 2016. 1. 1. 04:43

나는 바담 풍 하더라도 너는 바람 풍 해라. 똥묻은 개가 겨묻은 개 나무란다. 타이름이든 꾸짖음이든 결국은 자신의 도덕적 우위를 전제할 것이다. 내가 도덕적으로 더 옳고 바른 위치에 있기에 상대의 도덕적인 문제를 지적하고 바로잡을 수 있다. 당장 자신이 도덕적으로 더 우위에 있지 못한데 타이르거나 꾸짖는다고 무슨 설득력이 있겠는가. 오히려 우습기만 할 뿐이다.


세월호에 이어 이번 위안부 협상까지 한결같이 대한민국의 노인들은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생떼같은 자식을 억울하게 잃었어도 돈만 많이 받으면 그만이다. 다른 자식들 더 좋은 대학에만 보낼 수 있어도 이미 넘치는 것이다. 감히 누구를 원망할 일도 책임을 물을 일도 아니다. 그 원통함과 분노마저 비웃고 폄하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오히려 당당하다. 나라를 빼앗기고 침략자에 의해 자신들마저 평생의 상처가 될 끔찍한 일들을 겪어야 했다. 그런데도 그 억울한 사정조차 돈 몇 푼에 더 이상 물어서는 안된다 말한다. 하기는 그 희생자들이 수십년을 누구에게 하소연조차 못하고 아픔을 숨기고 살아야 했던 이유가 어디에 있겠는가.


바로 이것이 대한민국 노인들의 도덕적 수준이다. 돈이 전부다. 그나마 나으면 나라와 정부와 권력이 우선이다. 개인의 생명이나 인권따위 그에 비하면 아무 가치도 없다. 아마 자신들의 자식이 죽어도 그럴 것이다. 자신들의 자식이 죽어도 결국 그들이 느끼는 분노와 슬픔이란 더 많은 보사을 받지 못한 것에 대한 억울함일 것이다. 권력에 의해 부당한 일을 겪었어도 그 유효기간은 보상을 받는 그 순간까지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 과연 그런 노인들을 도덕적으로 존경해주어야 할 필요가 있을까. 그런 노인들의 도덕적인 훈계에 귀를 기울여야 할 이유가 있을까.


나이많은 사람을 공경하는 것은 결국 개인과 개인의 인정과 예절의 문제다. 사람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것은 보다 보편적인 인간으로서 당연히 가져야 할 당위의 문제일 것이다. 임금조차도 대의를 따르지 않는다면 더 이상 임금이 아닌 필부에 지나지 않는다. 임금에 충성하는 신하로서 당연한 일이지만 임금같지 않은 임금을 거역하는 것은 단지 필부를 징벌하는 것에 다르지 않다. 노인이라고 다를까? 나이는 많은데 인간으로서 도저히 존경할 수 없는 도덕적 수준을 가지고 있다면 어쩌겠는가? 인간이기에 존중하더라도 굳이 나이로 인해 더 대우할 필요는 사라지는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다. 위안부 협상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니 결국 그것이 대한민국 노인들의 도덕적 수준이었다. 세월호 때도 이미 확인했었다. 저들이 어떤 존재인가를. 그런 시대를 살아왔었다. 그런 시대에 길들여졌고 그런 시대를 다시 만들어 왔었다. 그래서 다시 지금에 그런 시대를 이어가려 하고 있다. 젊은이들에게서 정의를, 도덕을, 윤리를, 보편의 가치를 빼앗으려 한다. 그들이 당연히 누려야 할 풍요와 안락과 평온을 빼앗으려 한다. 단지 나이가 더 많다는 이유만으로 그런 노인들의 뜻에 그대로 따라야 하겠는가.


부모야 당연히 나를 낳아주고 길러준 분들이다. 주위에 직간접적으로 이어진 노인들이야 개인의 관계로써 그 인정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전혀 모르는 노인이라면. 그냥 나이가 많은 뿐인 전혀 모르는 타인에 지나지 않는다면. 자격을 잃었다. 스스로 그것을 입증하고 말았다. 저들의 도덕적 훈계는 이미 더이상 아무런 가치도 없다. 저들을 공경해야 한다는 도덕적 의무 역시 인간에 대한 존중 이상은 의미가 없다.


진짜 하잘 것 없다. 차라리 그것이 개인의 신념이며 가치라 한다면 더 납득하기 쉬울 것이다. 그냥 인간이 나쁜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정부에 대한 맹목적 지지라면, 혹은 특정 정치인에 대한 맹목적 추종이라면, 그것은 그냥 어리석은 것이다. 불가에서 무지를 죄라 여기는 것은 바로 그 무지로 인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죄를 짓게 되기 때문이다. 죄를 짓고도 알지 못한다. 다시 혐오감만 확인한다. 역겹다. 추악하다.




정말 다행일 것이다. 내가 이름있는 논객이거나 하다못해 널리 알려진 유명블로거였다면 이런 증오에 가까운 말들을 함부로 내뱉을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저 감정의 배설에 지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자신들도 알아야 한다. 자신들의 말과 행동들이 바로 자신의 뒷세대들에 의해 평가되고 판단될 수 있다는 것을. 자신들의 존엄 역시 그들에 의해 계량되고 결정될 수 있다는 사실을. 나이는 벼슬이 아니다.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