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카라와 언론 - 목적과 수단...

까칠부 2011. 2. 22. 17:41

주체로써 존중된다는 것은 "판단"되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판단되어진다는 것은 그것을 판단하는 주체에 속한다는 뜻이며 그것은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써 "사용"되어짐을 뜻한다.

 

물론 아이돌이란 목적이라기보다는 수단이다. 대중에게 있어 대상으로써 존재하고 그 대중에게 있어 대상으로써 소비되도록 기획사에 의해 생산되고 관리되어진다. 팬들 역시 대상으로써 소비한다.

 

아이돌이란 꿈이다. 판타지다. 대중의 기대다. 그를 위해 아이돌은 존재한다. 그를 위해 아이돌은 소비된다. 그것이 아이돌이 갖는 본질일 것이다. 그것이 아이돌이 쓰여지는 이유일 것이다.

 

과연 "한류"를 위해서만 아이돌을 존재하는가? 한국이라는 나라와 한국 대중문화의 어떤 이익을 위해서만 아이돌은 "쓰여지는"가? 판단의 목적에 대해서다. 아이돌이 존재하는 이유에 대해서다.

 

지금 언론이 카라를 대하는 것이 그렇다. 대중이 카라를 보는 시각이 그렇다. 마치 무슨 국가적인 반역이라도 행한 것처럼 국익을 이야기하고 한류를 이야기하며 그들을 판단하고 비판하려 들고 있다. 과연 그것이 카라에 대한 올바른 "사용처"인가?

 

팬은 배제되어 있다. 정작 한국 국내의 팬이나 일본 현지의 팬들은 배제된 채 전혀 엉뚱한 한류 이야기만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한국 팬을 이야기하고 일본 팬을 이야기하며 분열을 시도하고. 한국의 팬에게나 일본의 팬에게나 카라란 단지 그들의 아이돌 카라일 텐데도.

 

일본에서와 한국에서의 언론보도가 갖는 차이가 바로 거기에서 비롯된다. 일본의 언론이 카라를 보도하는 시각은 어디까지나 대중이 요구하는 "아이돌"로써의 카라다. 반면 한국사회에서의 카라란 한국사회라는 거시적 목적을 위해 쓰여지는 "한류스타"로서의 카라다. 더구나 여자아이돌이다. 남성중심의 사회에서 여성에게 가해지는 도덕적 책임은 - 더구나 소녀에 대해 가해지는 요구는 더 엄격할 수밖에 없다.

 

곧 타락이다. 배반이다. 배덕이다. 그렇게 몰아가고 있다. 실제 그렇지는 않다 하더라도 한국 사회에서 카라란 그렇게 판단되어지니까. 그렇게 쓰여지는 대상이니까.

 

어처구니 없지만 그것이 사실이다. 오래도록 군사독재치하에서 국가와 민족이라는 거대담론에 길들여진 결과 - 그에 반발하여 나타난 운동권 역시 그러한 거대담론 위에 존재하고 있었다. 개인이 개인이 아니다. 단지 전체를 위한 수단일 뿐이다. 그가 존재하는 본질이란 단지 국가와 민족이라고 하는 거대담론에 종속될 뿐이다. 그에 익숙해져 있고 그렇게 소비되어진다. 언론은 그것을 너무나도 잘 안다.

 

어쩔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카라 역시 한류스타로 미디어를 통해 이미지를 높이고 했던 것 아닌가. 일본에서 인기가 있다는 것과 카라라고 하는 본질과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일본에서의 성과를 자랑하며 한류스타로써 카라를 부각시킬 때 지금의 카라에 대한 비난에도 동의한 것이나 같은 셈이다. 카라 팬들에 대해 하는 말이다.

 

결국은 본질로 돌아가야 할 것이다. 카라란 누구인가? 무엇이며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카라 개인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겠다. 그들은 개인으로써 나와, 혹은 대중과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 아니니. 미디어를 통해서만 접하게 되는 카라란 결국에 대상으로써 판단되어지고 사용되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단지 그렇다면 그 본질적인 목적은 무엇인가? 무엇을 위해 판단되어지고 무엇을 위해 쓰여질 것인가?

 

결국은 팬이어야 할 텐데. 대중이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아이돌. 개개인의 사정이야 어떻든 아이돌로써 계속 활동했으면 좋겠다. 이미지의 손상 없이 계속 그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역시 일본 언론을 통해 보여지는 모습들일 테지만. 전부는 아니더라도 우리와 많이 차이나는 모습이다.

 

내 입장도 한결같다. 단지 카라이기를 바란다. 아이돌로써의 카라를 지켜가기를 바란다. 역시 "수단"으로써다. 내 목적을 위해 "사용"하려는 것이다. 그리고 그를 위해 "판단"하려는 것이다. 말했듯 나와 카라 사이에는 아무런 개인적인 관계가 없으므로. 아이돌이라고 하는 목적을 통해 나와 카라는 관계를 갖는다.

 

대중과 언론이 카라를 대하는 입장이라는 것이다. 팬과 일반 대중이 갖는 입장의 온도차이일 것이고. 카라를 어떻게 판단하는가? 다시 말해 카라를 어떻게 사용하려는가?

 

그렇다고 과연 누가 옳고 누가 틀렸는가? 그러나 그런 것까지 아우르는 것이 언론플레이이며 여론전이라는 것이다. 말한 것처럼 언론과 여론이란 상수다. 그 움직이는 방향이란 이미 결정되어져 있다. 그것을 바꾸려는 것은 잘해야 의사, 열사, 투사다. 그것은 누구도 바라는 바가 아닐 것이다.

 

현실인식을 바로 하자는 것이다. 지금 놓인 현실에 대해 바로 이해해 보자는 것이다. 이렇게 쓰면 간단하지만, 그러나 또 이렇게 써 놓으면 오해받는 경우가 많아서. 간결한데 전제가 필요하다. 동의를 위한 전제가.

 

아무튼 왜 이렇게 카라에 대해 나오는 말들이 다르고 내 입맛에 맞지 않는 말들이 이리 넘쳐나는가. 카라를 보는 입장이 다르니까. 판단하려는 목적이 다르다. 왜 카라인가? 어쩔 수 없는 문제일 것이다.